고등기술연구원, 290억원 투입 복합 플랜트 설치
양산시의회 MOU 수정 동의안 최근 통과
악취 등 대폭 줄인 친환경 시설, 주민 반대 시 다른 지역 검토
지하공간에서 각종 폐기물을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시설 조성 사업이 경남 양산에 추진된다. 전국 최초인 이 시설이 만들어지면 기존의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악취 발생을 크게 줄이고, 한 장소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27일 고등기술연구원과 양산시 등에 따르면 이 사업은 지역에서 나오는 다양한 도시 폐자원들을 하나의 플랜트를 통해 처리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플랜트는 지하에, 지상은 공원으로 활용한다.
양산시 도심지 인근 지하에 복합플랜트 시설을 설치해 폐기물을 처리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양산시의회는 최근 악취 등 오염물질을 관련법 허용기준치의 50% 미만으로 배출할 것 등의 조건을 달고 사업과 관련한 고등기술연구원과 양산시의 MOU(양해각서) 수정 동의안을 가결했다.
국비 등 사업비만 29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 고등기술연구원이 혐오시설을 지하에 설치해 도심환경 개선은 물론 폐기물 처리, 에너지 생산 등을 동시해 해결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플랜트는 기존에 흩어져 있던 하수슬러지 건조시설, 음식물 쓰레기 바이오가스화 시설,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등을 한 군데 모았다. 설비 용량은 하루 30t 규모의 소형이다.
폐기물 처리가 한 곳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악취 발생을 기존에 비해 80% 이상 줄일 수 있고, 공정의 효율성도 높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와 열 등의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판매할 수 있어 지역민에게 일부 경제적 효과가 돌아갈 수 있다.
현재 양산시에서는 폐기물 처리로 인한 각종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지하 복합플랜트 사업은 지자체가 부담하는 건설비용은 없으며, 운전 비용은 기존 시설 대비 50% 수준으로 낮다.
김호 고등기술연구원 박사는 “전국의 많은 사업지 중 양산을 택한 것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에서 사업의 성공적 모범 사례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피시설에 대한 일부 주민들의 반대가 강할 경우 양산에서의 해당 사업의 추진을 철회하고 유치를 희망하는 다른 지역에 관련 사업을 진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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