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민주화 운동 관련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13개월만에 광주 법정에 다시 출석했다.
전씨는 이날 오후 12시 19분쯤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로 광주지법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8시 25분쯤 서울 연희동 자택을 출발한 지 3시간 50여분만이다.
자택을 나설 때 검정색 중절모를 쓰고 혼자 걸어 나온 전씨는 광주지법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릴 때는 모자를 벗은 채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으로 향했다. 법정으로 가는 도중 전씨는 취재진의 질문이 계속되자 마이크를 한 손으로 뿌리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며 기자를 힐끗 바라보기도 했다. 지난해 3월 11일 첫 출두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 “왜 이래”라며 신경질적인 소리를 지르던 모습과는 달리 이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전씨의 법정 출석을 앞두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광주지법 법정 주변을 일찌감치 봉쇄했다. 소복차림의 5ㆍ18 유족들은 전씨의 차량이 도착하자 사죄를 요구하며 몰려갔으나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고 말았다. 유족들은 “전두환은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법정 출입문 앞에서 20여분간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앞서 5ㆍ18 유족과 광주 시민들은 법원 청사 앞에 놓인 ‘전두환 동상’을 향해 장난감망치를 휘두르고 신발을 내리치는 등 강한 증오심을 표출했다. 이후 동상을 특수 제작한 철창에 집어 넣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5ㆍ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20여일 앞두고 이루어진 전두환씨의 ‘광주행’을 사진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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