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무관중으로 2020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준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단계적 관중 입장을 준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개막을 의결한 KBO와 10개 구단은 정부의 지침에 적극 동참한다는 전제 하에 점진적인 관중 입장 방안을 계획 중이다. 무관중 경기가 기약없이 이어지면 야구산업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추이를 살펴 확산세가 잦아드는 일정 시점에서 구장 전체 수용 인원의 20∼25% 정도의 관중만 입장토록 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입장 관중 수를 늘리기로 뜻을 모았다.
KBO리그 구단의 한 시즌 운영비는 약 30%(입장 수입)-30%(방송 중계권료)-40%(모기업 지원금과 마케팅 수익)의 비율로 이뤄져 있다. 무관중 경기가 길어지면 각 구단은 물론 일정 임대료를 내고 야구장에 입점한 상점, 야구장 주변 상권, 각 구단 야구상품 제작업체와 응원단을 운영하는 업체 등 얽혀 있는 야구산업 전반의 동반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모기업 의존도에서 가까스로 벗어나와 자생력을 갖추기 시작한 프로야구가 다시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야구계전반의 우려이다.
생태계 파괴를 막을 최소한의 관중 입장을 위해선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야구장엔 예외 적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주말 종교 단체에 집회 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보다 1m 준 '사람 간 1m 거리 두기'를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구단들에 따르면 이를 야구장에 적용해 추산할 경우 구장 수용 인원의 10%밖에 채울 수가 없다. 생활방역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사회 전 분야에 똑같이 적용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특수성을 고려해 야구장엔 별도의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는 시선이다.
질병관리본부장 출신으로 현재 KBO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일원인 전병율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야구는 겨울철 실내 스포츠와 달리 실외에서 하는 종목이고, 계단식으로 조성된 야구장 객석과 경기 중 그라운드를 주로 바라보는 관중의 관전 자세 등을 고려할 때 침방울을 통한 코로나19 비말 전파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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