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합칩 스냅드래곤765ㆍ물방울 카메라 주목
LG전자가 야심작 ‘LG 벨벳’ 공개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사진, 영상 등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주요 디자인적 변화나 부품 제원을 조금씩 알려주며 꾸준한 관심을 유도하는 전략인데, 이 중 유독 소비자들의 눈길이 쏠린 곳이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칩셋과 카메라 배열 방식이다. 둘 모두 삼성, 애플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보여 주고 있어 LG전자가 LG 벨벳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강점이 이 두 가지 선택에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로 “디자인으로 승부 본다”는 전략이다.
27일 이동통신 및 제조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LG전자가 공개한 LG 벨벳 예고 영상과 사진을 통해 확정된 사실은 칩셋으로 퀄컴의 ‘스냅드래곤765’를 선택했고 제품 뒷면에 카메라 3개와 플래시가 세로 방향 일렬로 배치돼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곧 내놓을 신제품에 자체 설계한 최신형 칩셋을 넣었다. 삼성전자 새 5G 스마트폰 ‘갤럭시 A51’과 ‘갤럭시 A71’에는 ‘엑시노스980’ 칩셋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아이폰SE’를 공개하며 칩셋 ‘A13바이오닉’ 탑재를 공식화했다. 엑시노스980은 5G와 고성능 이미지처리장치를 내장한 칩셋이며, A13바이오닉은 ‘아이폰11’ 시리즈에도 들어갔던 칩셋으로 인물 사진 모드, 4K 촬영 등을 지원한다.
반면 LG 벨벳의 스냅드래곤765은 스냅드래곤8OO 시리즈도 이미 나와 있다는 걸 감안할 때 다소 성능이 떨어지는 부품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스냅드래곤765가 지난해 12월 퀄컴이 선보인 첫 5G ‘통합’ 칩셋이란 점에 주목한다. 칩셋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모뎀 2개의 칩을 한데 묶어 부르는 용어다. 통상 AP와 모뎀을 나란히 배치해야 하는데, 통합형은 원칩(1개의 칩)이라 배치 면적이 줄기 때문에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제조업계 관계자는 “스냅드래곤765는 5G 통합형 칩셋인데 우리나라만큼 5G가 상용화된 지역이 드물어 퀄컴은 고객사를 찾는 입장이었고 LG전자는 공간 디자인 효율이 필요해 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2개 칩이 하나로 줄면 칩이 차지하는 면적이 20% 가량 줄어 가볍고 얇은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고, 기존 분리형보다 절전 효율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LG 벨벳 카메라도 다른 제품들과 확연히 다르다. 최신 스마트폰들이 1억화소, 100배 줌, 초광각, 야간모드 등 스펙 경쟁을 펼치며 카메라 여러 개를 사각형 모듈 안에 집어 넣는 일명 ‘인덕션’ 모양으로 통일된 반면, LG 벨벳은 물방울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듯 세로로 자리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화면 좌우 양끝과 제품 뒷면 커버를 완만하게 구부려 손에 쥐기 편한 타원형모양 채택, 전작보다 베젤(화면을 둘러싼 테두리)을 확연히 줄인 디자인 등도 엿보인다. 뒷면에 ‘LG’ 로고만 남기고 제품명, 5G 등 기존 제품들에 새겨져 있던 군더더기를 뺀 것도 주요 변화다.
이번 제품에서만큼은 LG전자가 세련된 디자인을 살리려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LG 벨벳 재고를 배정 받아 실물을 접한 통신사 관계자는 “기존 제품들은 카메라가 덕지덕지 붙어 있어 인위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벨벳의 경우 뒷면 카메라 3개가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다가와 세련된 인상이 강하다”며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이 가볍고 깔끔해 디자인을 잘 풀어냈다는 평가가 많다”고 귀띔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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