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감염병 사태를 경험한 직후 서울시민은 실업보다 감염병이 더 위험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주요 사회상 파악을 위해 매년 실시하는 역대 ‘서울서베이(도시정책지표조사)’를 통해 감염병에 대한 위험인식을 살펴본 결과다.
시는 이 같은 분석을 포함한 ‘2019 서울서베이 사회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폭력범죄, 실업, 감염병, 경제위기, 자연재해 등 5개 분야에 대한 도시위험도를 조사한 결과 2013년에는 5위(5.63점)였던 감염병 순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2015년(6.27점)과 2016년(6,27점)에는 2위로 수직상승했다. 당시 시민들은 폭력범죄를 제외하고 감염병을 경제위기, 실업, 자연재해보다 더 위험하다고 느낀 것이다.
대규모 감염병 유행이 이후 2~3년 정도는 시민들의 위험인식에 계속 영향을 준 것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우리사회 변화도 점쳐졌다. 시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쇼핑과 배달이 활성화되고 재택근무, 온라인교육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시민의 23.2%는 의류ㆍ잡화 구매 시 통신 구매(인터넷쇼핑)를 이용했다. 내구재 13.7%, 생활용품 및 식료품 12.2% 순이었다. 특히 의류ㆍ잡화에서는 10대(45.1%), 20대(48.0%)의 절반 가까이가 온라인쇼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목 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역대 서울서베이를 분석해보면 감염병을 경험한 이후 시민들의 감염병에 대한 위험인식이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코로나19 이후 역시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 서울 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만3,737명)와 시민 5,000명, 서울 거주 외국인 2,500명을 방문 면접해 이뤄졌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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