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극심한 유가 불안이라는 악재를 딛고 ‘불안한 안정’을 이어가고 있는 세계 증시 앞에 또 하나의 장애물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남긴 상처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경제 성적표’가 줄줄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핵심 경제지표들의 결과에 따라 5월의 투자 심리는 물론 올해 경기 전망까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27일 외신 등에 따르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주요 경제지표가 이번 주에 잇달아 발표된다. 주식시장은 일단 6년 만에 첫 ‘역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선 29일 발표를 앞둔 미 1분기 성장률이 -3~-4%(연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4년 1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3월 이후 미국의 경제활동 자체가 멈춘 극단의 상황에서 부진한 성장률은 불가피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베스 앤 보비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혹독한 2분기를 전망하기도 했다.
30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관심이다. 미국의 경제활동이 단계적 재개에 돌입한 시점에서 기준금리 등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은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FOMC에서 나올 수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국채 매입 관련 입장 역시 투자자들의 향후 행보를 가늠할 지표가 될 수 있다. 앞서 연준이 대규모 부양책을 쏟아낸 만큼 금융시장에선 이날 추가적인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는 낮은 상황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35%에 달하는 178개사 실적도 쏟아진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등 글로벌 대형 기술주 외에도 테슬라, 보잉, 엑슨모빌 등 시장 관심주가 대거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경제활동 중단에 따른 실적 부진은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S&P500 1분기 영업이익 서프라이즈율이 60%에 불과할 정도의 실적 부진은 미 증시에 부담이 될 전망”이라며 “이는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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