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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탓 수익 감소에… 멸종위기종에도 ‘밥 못주는’ 인니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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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탓 수익 감소에… 멸종위기종에도 ‘밥 못주는’ 인니 동물원

입력
2020.04.27 09:45
수정
2020.04.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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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한 동물원에서 사육사가 말레이언 테이퍼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조물주가 동물들을 만들고 남은 부분을 모두 모아서 만들었다'는 전설만큼 특이하게 생긴 말레이언 테이퍼는 수마트라와 말레이반도에 사는 멸종위기동물이다. 자카르타포스트 캡처
인도네시아 한 동물원에서 사육사가 말레이언 테이퍼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조물주가 동물들을 만들고 남은 부분을 모두 모아서 만들었다'는 전설만큼 특이하게 생긴 말레이언 테이퍼는 수마트라와 말레이반도에 사는 멸종위기동물이다. 자카르타포스트 캡처

인도네시아 동물원에 사는 수천 마리의 동물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객기 오지 않거나 동물원 문을 닫으면서 동물원 재정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동물원협회(PKBS) 설문 조사 결과 92%에 달하는 55개 동물원이 다음달 중순까지만 동물들을 먹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기간이 1~3개월인 동물원은 3곳, 3개월 이상은 2곳에 그쳤다. PKBS 관계자는 “사람들이 한달 넘게 동물원을 찾지 않으면서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라며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관련 부처에 편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PKBS에 속한 동물원에는 4,912종 7만마리가 넘는 동물이 살고 있다. 말레이언 테이퍼, 수마트라호랑이, 수마트라코끼리, 오랑우탄 등 멸종위기동물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인간들의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급감해 야생에서도 몇 마리 남지 않은 소중한 존재들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이 1,654종으로 전세계에서 6번째로 많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근방 타만 사파리에 있는 수마트라호랑이. 푼착=고찬유 특파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근방 타만 사파리에 있는 수마트라호랑이. 푼착=고찬유 특파원

각 동물원은 동물들의 식사량을 줄이고 먹이 종류도 바꾸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예컨대 수마트라호랑이는 보통 일주일에 6일 먹지만 현재는 5일만 먹이고, 상황이 더 나빠지면 주 4일만 먹이를 주는 식이다. 표범은 이틀마다 3~4㎏를 먹던 양고기 대신 닭고기를 먹게 된다. 동물원들은 정부가 정한 영양 섭취 기준 등 동물 복지 절차를 따르느라 애를 먹고 있다.

최악의 경우 동물원에 살고 있는 초식동물이 육식동물의 먹이로 주어지는 일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산림부 관계자는 초식동물의 희생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은 최후의 수단일 뿐”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코로나19 사태가 속히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기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환자는 8,882명, 사망자는 743명을 기록하고 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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