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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병원 이사장 “확진 간호사 책임감에 눈물…동선 자가격리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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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병원 이사장 “확진 간호사 책임감에 눈물…동선 자가격리 수준”

입력
2020.04.27 08:07
수정
2020.04.2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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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왕준 이사장 “의료진 피로 급속 쌓여가…수일 연속 철야 근무” 

 “도시락 같이 먹은 것은 수칙 위반…다만 거의 집ㆍ병원 오가”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명지병원 제공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명지병원 제공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국가지정격리병동에서 근무하다 양성 판정을 받은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의 간호사 2명과 관련해 저간의 사정을 밝히며 이들을 향한 응원을 부탁했다.

이 이사장은 26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행히도 어제 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전수 검사를 시행한 격리병동의 나머지 의료진 45명은 모두 음성으로 보고됐다”라며 운을 띄웠다.

그는 “2월말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환자가 폭증하면서 명지병원에도 전원된 환자들이 늘어나, 이후 9개 국가지정격리병상의 평균 가동율은 7.3명이었다”라며 “이 9명의 환자를 보기 위해 완전 전담으로 일하는 의료인력이 간호사 34명에 간호조무사 5명, 전담 레지던트 2명, 전담 주치의 교수 2명으로 총 43명인데 다른 행정 및 의료지원 인력은 별도고 협진하는 심장내과 등 교수 인력도 별도”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들의 피로도가 100일이 다 돼가면서 급속도로 쌓이고 있다”라면서 “변명같긴 하지만 간호사들이 격리병동 내에서 배달된 도시락을 같이 까먹으면 안 되는데 모여서 식사한 것은 일종의 작은 수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식사 과정에서 간호사 2명이 상호 전염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한다.

이어 “하지만 이틀간 역학조사에서 밝혀졌듯 이 간호사들은 거의 집과 병원만을 오갔고 모두 혼자 자취생활 중인데다 외부인 접촉은 거의 없어 보인다”라며 “지난 몇 개월 동안 자가격리 수준으로 병원과 집을 오가며 일하다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직원들이 너무 안쓰럽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페이스북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페이스북

그는 “확진 간호사 2명 중 한 명이 주임 간호사인데 책임감 때문에 확진 판정 후 입원해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라며 “절대 자책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해당 주임 간호사는 아래 연차 간호사들과 달리 인력 대체가 쉽지 않아 지난 19ㆍ20ㆍ21일 3일 연속 나이트 근무를 한 뒤 하루 쉬고 다시 23ㆍ24ㆍ25일 3일 연속 이브닝 근무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1월 26일 3번 환자가 처음 나왔을 때 병원 환자 보호자들이 많이 동요할까봐 즉각 통신문을 만들어 돌리고 병원 간부진들이 라운딩을 했다”라며 “오늘도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알기 전에 병원 측에서 ‘명지병원에서는 격리병동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전담하는 의료진이 원칙적으로 다른 일반 병동의 환자진료를 하지 않으며, 격리병동 E관은 출입동선은 물론 본관 병원건물과 완전 차단돼 안전하게 관리되므로 이번 상황으로 동요하지 말라’는 내용의 통신문을 돌리고 상황을 공유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병원의 상황은 평온하고 환자들과 지역주민들의 신뢰에 가슴이 뿌듯하다”라며 “격리 치료를 시작한 두 명의 간호사들에게 큰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명지병원 코로나19 확진자 격리병동에 근무하는 20대 간호사 한 명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격리병동에 근무하는 의료진 45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20대 간호사가 추가로 확진 됐다. 명지병원은 경기 북서부 지역 국가지정 음압 격리병상 9개를 운영하는 곳으로 두 간호사는 모두 이곳에서 근무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명지병원과 이들의 자택 방역 소독을 진행 후 심층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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