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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 마디에 美 클로로퀸 처방 46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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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 마디에 美 클로로퀸 처방 46배 ‘껑충’

입력
2020.04.26 16:38
수정
2020.04.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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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위험성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워싱턴=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학적 근거 없이 ‘약장수’ 노릇을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찬사 수준의 기대를 보낸 직후 미국 전역에서 해당 약물의 처방이 수십 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의료정보 분석업체 IPM.ai에 의뢰한 전국 소매약국의 처방 통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분석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데 매우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처음 언급한 직후 이들 약물의 처방은 평일 평균보다 46배 이상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류머티즘과 심질환, 피부병,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족병 전문의까지 3만2,000여건의 처방을 쏟아낸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뒤인 21일 오전에도 트위터를 통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을 함께 투여하면 제약 역사상 가장 큰 게임체인저(상황을 극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실질적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윗이 나온 당일 소매약국의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처방 건수는 평일 평균의 114배까지 급증했다. 증가 추세는 3월 후반기 내내 이어졌고, 특히 집중발병지역인 뉴욕이나 뉴저지주(州)의 처방 규모가 다른 지역보다 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4월 둘째주까지도 두 약품의 처방 건수는 평소의 여섯 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NYT는 ‘트럼프 메가폰’의 효과가 수치로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카먼 캐티손 미국약국경영자협회(NABP) 전무이사도 “35년간 약업에 종사하면서 백악관 이야기에 이렇게 격렬하게 반응하는 건 처음 본다”고 놀라워했다. 문제는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부작용 우려까지 제기한다. 미 식품의약국(FDA) 역시 24일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이 ‘심각한 심장 박동 문제’를 보였고, 사망률도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며 “광범위한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우려와 경고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발언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햇빛에 쉽게 파괴된다는데 우리 몸에 엄청난 양의 자외선이나 아주 강력한 빛을 쪼이면 어떻게 되는지 한 번 실험해보자”며 “주사로 살균제를 몸 안에 주입하거나 소독하는 방법은 없겠는가? 폐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확인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살균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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