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프로야구 선수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수많은 변수 속에 2020시즌을 준비했다. 그나마 국내 선수나 1년 이상을 뛴 외국인 선수는 리그 경험이 있어 실전에 적응을 빠르게 할 수 있었지만 올해 처음 한국 무대를 밟게 된 외국인 선수는 혼선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2주간 자가 격리를 거친 이들은 더욱 애를 먹었다.
SK의 새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26)는 자체 청백전부터 팀간 연습경기까지 불안한 행보를 거듭했다. 영입할 당시 지난 2년간 SK에서 활약하다가 올해 일본 요미우리로 이적한 우완 ‘파이어볼러’ 앙헬 산체스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최근 투구는 2016년 교체 선수로 뛰었던 브라울리오 라라를 떠올린다. 좌완 라라는 빠른 공만 뿌렸을 뿐, 17경기에서 2승6패 평균자책점 6.70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최고 시속 156㎞ 강속구를 던지는 핀토 역시 구위는 위력적이지만 주자를 내보내거나, 수비 실책이 나올 때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청백전 5경기 성적은 22.1이닝 23실점(12자책)으로 부진했고, 상대 팀과 첫 실전인 25일 키움전에서도 4.1이닝 2피안타 5볼넷 3실점으로 주춤했다. 최상덕 SK 투수코치는 “핀토가 마운드에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키움과 LG의 새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31), 로베르토 라모스(26)도 아직 잠잠하다. 모터는 자체 청백전 4경기에서 13타수 2안타에 그쳤고, 3차례 연습경기에선 5타수 무안타 2볼넷으로 침묵했다.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수첩을 들고 상대 투수의 특징을 꼼꼼히 메모하는 등 빠른 적응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손혁 키움 감독은 “모터는 선구안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한국 투수들에게 익숙해진다면 더 좋은 타격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모터보다 몸 상태를 늦게 끌어올려 22일 KT와 연습경기부터 실전에 나선 라모스 역시 2경기에서 안타(5타수 무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원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타구는 파워히터로 잠재력을 보였다. 류중일 LG 감독도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외에도 NC 강타선 ‘나(나성범)-테(알테어)-의(양의지)-박(박석민)’의 한 축을 책임질 애런 알테어(29)는 3차례 연습경기에서 안타 2개(9타수)를 쳤지만 모두 단타로, 팀에서 기대했던 장타는 쳐내지 못했다. 롯데와 KT의 1선발로 꼽히는 댄 스트레일리(32),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 또한 첫 실전인 25일 연습경기에서 각각 4이닝 4피안타 4볼넷 3실점, 3.2이닝 6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