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프로야구 개막이 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막전 선발투수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개막전 선발은 팀의 에이스에게 부여하는 중책으로 외국인투수들이 많이 나섰지만 올 시즌엔 토종 투수들도 출격 대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한 용병들의 준비가 덜 된 구단이 있기 때문이다.
개막전 등판이 유력한 토종 에이스의 쌍두마차는 KIA 양현종(32)과 LG 차우찬(33)이다. 양현종은 지난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 연습경기에 나섰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아직 선발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보통 4일 휴식 후 등판 일정을 소화하는 5일 로테이션을 따르기에 이날 등판한 투수들이 30일 마지막 구위를 점검하고, 5월 5일 개막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양현종은 6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가 확실해 보인다.
류중일 LG 감독은 차우찬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외국인 ‘원투 펀치’ 타일러 윌슨(31)과 케이시 켈리(31)가 3월 말에 입국해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한 탓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코로나19 역유입 방지를 위해 뒤늦게 입국한 외국인 선수 15명에 대해 2주 자가 격리를 지시했다. LG 말고도 키움, KT, 한화, 삼성의 외국인선수도 해당된다. 키움도 그래서 ‘영건’ 최원태(23)를 개막전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다. 최원태는 25일 SK와 연습경기에서 5이닝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개막전 선발로 제이크 브리검(32)에 무게를 뒀던 손혁 키움 감독은 최원태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하면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나머지 팀은 그래도 외국인투수의 어깨에 기댈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채드 벨(31)과 워익 서폴드(30)를,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31)과 벤 라이블리(28) 가운데 한 명을 개막전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가 유력하다.
자가 격리와 상관없는 팀들은 마음 편하게 용병 카드를 꺼냈다. 두산의 개막전 카드가 확실시되는 라울 알칸타라(28)는 25일 친정 KT와 연습경기에서 최고 시속 155㎞의 강속구를 앞세워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역투했다. NC는 마이크 라이트(30)와 드루 루친스키(32)가 경합 중이다. 염경엽 SK 감독은 일찌감치 닉 킹엄(29)을 개막전 선발로 공표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