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성추행 오거돈, 법무법인 ‘부산’서 공증… 총선 전에 여당과 교감 있었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성추행 오거돈, 법무법인 ‘부산’서 공증… 총선 전에 여당과 교감 있었나?

입력
2020.04.26 17:08
수정
2020.04.26 23:48
8면
0 0

 文대통령 몸 담았던 로펌서 사퇴 각서 공증… 법무법인 측 “여당과 무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23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승강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23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승강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정과도 같은 ‘법무법인 부산’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공증을 맡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번지고 있다. 야당과 부산 정가에서는 집권 여당이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사전에 파악하고도 총선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사전 조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전 시장 측은 이달 초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직후 피해자의 사퇴 요구를 받아들여 법무법인 부산에서 ‘이달 내로 사퇴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공증을 받았다. 피해자 측에서 오 전 시장의 성추문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이달 내’를 조건으로 제시했고 오 전 시장 측에서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정가에서는 법무법인 부산과 문 대통령의 특수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지역의 대표적인 법무법인인 부산은 1980년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설립한 합동법률사무소가 모체로, 95년 문 대통령이 정식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출마 직전까지 대표변호사로 활동했다. 전ㆍ현직 대통령을 배출한 데다 문재인 정부 들어 김외숙 변호사가 법제처장으로 발탁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까지 탔다. 현재 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정재성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로 부산 지역 친문 그룹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정 변호사는 2018년 6ㆍ13 지방선거에서 당시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선거대책위의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야당과 지역정가에서는 이런 관계에 주목해 오 전 시장 측과 청와대 및 집권 여당 사이의 사전 교감을 의심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내용을 인지하고 대응한 이른바 ‘친문 이너서클’ 몇몇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공증을 맡길 사무실로 법무법인 부산을 먼저 추천한 당사자도 피해자가 아닌 오 전 시장 측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증 과정의 정치적 개입 논란이 번지고 있다.

야당은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은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자 “이미 이달 초부터 오 전 시장과 피해 여성이 사퇴 여부에 대해 협상했지만 총선을 감안해 총선 이후에 사퇴 절차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통합당 부산시당은 지난 25일 시당 차원의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법무법인 부산과 피해자를 지원한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사실무근이라며 제기된 의혹을 일축했다. 정재성 변호사는 “피해자가 충분히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관련 의혹은 소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상담소 측도 “오 전 시장으로부터 총선과 관련한 어떤 회유ㆍ협박도 없었다”며 “피해자의 입장을 통해 스스로 밝힌 내용을 넘어 피해자를 드러내려는 모든 시도는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오 전 시장의 추가 성폭력 의혹을 수사 중이다. 지난 24일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10월 가로세로연구소가 유튜브 채널에서 제기한 오 전 시장의 여성 공무원 성추행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유튜브를 통해 오 전 시장이 2018년 무렵 한 시청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