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개학을 앞둔 서울시내 초ㆍ중ㆍ고교가 27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 또는 확진환자가 발생했을 경우를 가정한 모의훈련에 본격 돌입한다.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5월에는 굳게 닫혔던 학교 문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모의훈련은 △유증상자 발생 △발열 환자 발생 △확진자 발생 시의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시행된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 A양이 담임 교사에게 ‘기운이 없고 목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를 가정한다. 담임 교사는 보건 교사에게 상황을 알리고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유증상자인 A양을 비롯한 학급 학생 전원에게도 마스크를 쓰고 손을 소독하라고 지시한다. 교실도 환기한다.
A양은 이어 학교 내 마련된 일종의 격리 장소,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때 각 학교의 코로나19 담당 교사(지정 교사)가 2m 거리를 유지한 채 동행한다. 보건 교사는 마스크와 장갑, 보호복, 고글 등 보호구를 착용한 채 일시적 관찰실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A양과 면담을 시작한다. 보건 교사는 A양에게 열이 있는지 5분 간격으로 세 차례 확인하고 A양의 방문국 이력, 확진자와의 접촉 등 ‘역학적 연관성’을 조사해야 한다. 보호자가 학교에 도착하면 역학적 연관성을 다시 확인하고 만약 연관성이 있다면 선별진료소로 옮겨져 진단 검사를 받도록 한다. 연관성이 없다면 보호자에게 인계해 의료기관 방문을 권고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체온이 37.7도까지 올라 일시적 관찰실에 머물던 학생 B군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것으로 확인된 상황을 가정했다. 학교 측은 보건소에 즉시 ‘조사 대상 유증상자’가 발생했다고 알리고 담임 교사, 같은 학급 학생들 등 B군의 접촉자는 진단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에서 대기해야 한다. 학교는 접촉자를 귀가시킬 때 보건당국과 협의해야 하며, B군과 같은 층을 사용하는 학생들도 능동감시대상자로 분류된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이 직전까지 등교해 수업을 들었을 때를 가정한다. 교육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때는 자가격리 대상자 선정 등 대부분 조치가 보건당국 주도로 결정된다. 학교는 또 보건당국과 협의해 등교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휴업이나 휴교 고려도 가능하다. 최인수 시교육청 학생보건팀장은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전문가들의 감수와 자문을 바탕으로 마련한 모의훈련 방안”이라며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해 27일부터 각급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가 5월 2~5일 중 등교개학의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는 늦어도 내달 중순에는 학교 문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개학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2일 대림중을 방문한 자리에서 “원격수업 개학 순서대로 고3과 중3부터 순차적, 단계적으로 하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프랑스 등 각국 학교도 등교개학을 앞두고 있다. 중국 베이징은 고3과 중3 먼저, 프랑스는 초등학생을 우선으로 개학하기로 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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