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종인 향해 “뇌물 전과자로 개혁 대상자인 분”
‘70년대생 대선후보론’ 김종인 향해 페이스북 글로 견제

홍준표 대구 수성을 당선자가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날 선 표현으로 잇단 견제에 나섰다.
홍 당선자는 26일 페이스북에서 김 전 위원장이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검사였던 자신의 일화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홍 당선자는 “김 전 수석(김 전 위원장)의 주임검사는 함승희 검사였는데, 함 검사가 밤샘 수사에도 자백하지 않는 김 전 수석에게 ‘홍준표가 대검 파견 나와 있다. 홍 검사가 조사하러 올 것이다. 그는 조폭 수사 전문이라서 거칠게 수사할 것’이라며 겁을 줬다며 내게 들어가 보라고 했다”며 당시 조사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홍 당선자는 “들어가 보니 김 전 수석은 상당히 긴장해 있었고, 나는 긴장하고 있는 그에게 ‘가인 김병로 선생 손자가 이런 짓을 하고도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 부끄럽지 않나. 더 뻗대면 뇌물 액수가 더 크게 늘어날 것인데, 지금까지 추적한 것으로 끝내는 것이 어떠냐’ 단 두 마디에 밤새 뻗대던 그는 잠시 그렇게 생각하더니 그렇게 하자고 했다”며 “함 선배에게 바로 보고하고 입회 계장이 즉시 자백 조서를 받은 것이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의 전말”이라고 밝혔다.
홍 당선자는 전날에도 김 전 위원장의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아무리 정치판이지만, 내가 조사한 뇌물 사건 피의자에게 공천 심사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천명하면서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세월이 지났지만 이것을 묻어 두고 싶었는데, 최근 그분의 잇단 노욕에 찬 발언들을 보면서 부득이하게 지난 일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홍 당선자는 이 글을 올린 뒤에도 김 전 위원장과 통합당을 향해 “정체불명의 부패 인사가 당을 농단하는 것은 단연코 반대한다”며 “한국 정통 보수우파 야당이 그렇게 만만해 보였다면, 그건 크나큰 오산이 될 것이다. 노욕으로 찌든 부패 인사가 당 언저리에 맴돌면서 개혁 운운하는 몰염치한 작태는 방치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홍 당선자는 또 김 전 위원장을 두고 “그런 사람이 정치판에서 개혁 운운하며 노욕을 채우는 것은 더 이상 용납할 수가 없다. 부끄러움을 안다면 우리 당 언저리에 기웃거리지 마시기 바란다”며 “뇌물 전과자로 개혁 대상자인 분이 지금까지 개혁팔이로 한국 정치판에서 이 당 저 당 오가면서 전무후무할 비례대표 5선을 했으면 그만 만족하고 그만둘 때”라고 저격했다.
홍 당선자가 김 전 위원장의 과거 검찰 조사 일화까지 공개한 것은 김 전 위원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 후보를 두고 “70년대생 중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에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당선자는 앞서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직후 20대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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