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순찰대 “내국인 아닌, 한국인 같다” … 신고 하루만에
남녀 교사… 시신서 나온 여권으로 신분 확인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하산 중 실종된 한국인 교사 2명이 시신이 25일 발견됐다. 지난 1월 17일 사고 이후 100일만이다.
26일 충남도교육청과 네팔 주재 한국대사관 등 외교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현지시간)쯤 민간순찰대가 사고 현장과 계곡 중간 부근에서 실종된 남교사와 여교사의 시신을 발견했다.
순찰대는 발견 직후 도교육청과 외교당국 등에 “시신을 멀리서 육안으로 발견했는데, 내국인은 아닌 것 같다. 실종된 한국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주네팔 대사관은 사고 지역 관할 경찰에 신속한 시신 수습을 요청했다.
현지 경찰은 시신 발견 당시 안개가 끼어 있고, 비까지 내려 곧장 수습에 나서지 못하다가 오전 11시 30분쯤(현지시간) 현장에 도착해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은 시신에서 나온 여권을 통해 실종 교사임을 확인했다. 수습한 교사들의 시신은 데우랄리 롯지로 옮겼으며, 수송헬기가 도착하면 신속히 수도인 카트만두 국립 티칭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고 직후 기상 악화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네팔 전 지역 통행 금지로 적극적인 수색활동을 펴진 못했지만, 시신 유실 방지망을 설치하고 현지 민간 순찰대에 의뢰해 매일 순찰활동을 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수습된 교사의 신원은 가족의 간곡한 요청으로 밝히기 곤란하다”며 “현지 경찰과 군인, 주민 등이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추가 수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 인근 포카라에는 도교육청 지원팀(3명)과 실종자 가족 1명이 머물고 있다.

앞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월 17일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해발 3,230m)에서 하산하다 네팔인 가이드 3명(다른 그룹 소속 1명)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실종된 교사는 이모(56ㆍ남), 최모(37ㆍ여), 김모(52ㆍ여), 정모(59ㆍ남)씨다.
이 가운데 다른 그룹 네팔인 가이드 시신은 앞서 지난 2월 말 발견됐다. 한국인과 동행한 네팔인의 시신은 지난 22일 발견됐다. 이 네팔인은 짐을 옮기는 짐꾼으로 교사들보다 2시간쯤 먼저 하산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구조팀과 네팔 구조당국은 사고 직후 대규모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기상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현장에 쌓인 많은 눈과 얼음, 계속되는 눈사태가 수색에 큰 지장을 초래했고, 결국 일주일 만인 24일 수색이 잠정 중단됐다. 네팔 민간구조전문가와 KT정보통신기술(ICT) 구조대 소속 네팔 요원 등도 투입됐지만 실종자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4월 들어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실종자 발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홍성=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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