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해 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한 달 만에 업무에 복귀한다. 하지만 ‘봉쇄령 해제’라는 만만치 않은 복귀 첫 과제를 받아 들어 국정 운영에 험로가 예상된다.
2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7일부터 국정을 다시 수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돼 자가격리에 들어간 존슨은 상태 악화로 이달 5일 런던 세인트토머스 병원에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등 한 때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상태가 호전돼 12일 퇴원한 뒤 총리 지방관저인 체커스에 머물며 건강 회복에 전념했다.
존슨 총리의 당면 과제는 ‘봉쇄령 완화’ 시점을 정하는 일이다. 영국도 경제 피해가 심화하면서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봉쇄 조치를 풀어야 한다는 여론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코로나19 출구전략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정치권의 압박도 커지는 분위기다. 스타머는 해당 서한에서 “봉쇄령 출구전략을 논의하지 않으면 영국이 세계에서 뒤쳐지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아 고민이 크다. 25일 기준 영국 내 확진 환자는 14만8,377명, 사망자는 2만319명에 이른다.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은 곳은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4개국뿐이다.
감염병 전문가 존 에드먼드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봉쇄령 완화는 최근 강화한 진단ㆍ면역 검사 등을 모두 마비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은 최근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여전히 빨라 제도를 보완해도 추가 전파를 막긴 역부족이란 의미다.
가디언은 “경제 붕괴와 봉쇄 완화를 놓고 존슨이 심각한 딜레마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점진적으로 시행해 온 이동 제한령을 적어도 내달 7일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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