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싸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24일로 예정됐던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가 개최 직전 취소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관한 미국과 중국 간 논쟁이 회의 무산의 직접적 원인이어서 미ㆍ중 갈등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CMP는 25일 이번 회의 준비에 참여한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여하는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가 시작 직전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WHO의 행동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지만 중국은 WHO를 상대로 한 조사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회의가 취소됐다. 다만 이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WHO 관련 문제에서 타협할 경우 가까운 시일 내에 화상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지난달 26일 사상 처음으로 화상 정상회의를 열고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연대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책임 소재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의 중국 편향성 등을 이유로 들어 WHO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은 WHO 지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수년간 나빠져 온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코로나19 발발로 더 악화되고 있다”며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과 중국의 대립 관계는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SCMP에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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