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봉현 구속영장 신청…혐의는 부인

 수원여객 운용자금 241억원 횡령 혐의 

 라임 사태와 별개…남부지검에서 수사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연합뉴스

경찰이 1조6,000억원대의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이번 영장 신청은 라임사태와 별개로 김 전 회장이 수원여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의 운용자금을 빼돌린 혐의에 국한돼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5일 오전 수원여객 운용자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 가량 조사했다. 김 전 회장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말동안 별도의 조사계획은 없으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본격적으로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김 전 회장이 지난해 12월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올 1월 13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함)되자 도주했던 점으로 미뤄 이번 영장도 발부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경찰은 수원여객 사건을 마친 뒤 서울남부지검에 김 전 회장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라임 사태와 관련한 수사는 서울남부지검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는 26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경찰은 지난 23일 오후 9시쯤 서울 성북구에서 김 전회장을 검거했다. 또 라임 사태의 또 다른 핵심인물인 이종철 전 라임 부사장도 함께 검거했다. 이 전 부사장은 수원여객 사건과 관계가 없어 검거 직후 곧바로 서울남부지검으로 넘겨졌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4일 오전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수원여객 운용자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 김모(58)씨를 구속기소 했다.

김씨는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김봉현 전 회장과 수원여객 재무담당 전무이사 등과 공모해 수원여객 운용자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문제가 되자 횡령한 금액 중 80억원을 되돌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횡령금액이 161억원으로 알려진 이유다. 다만 수원여객 재무담당 전무이사는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원여객 명의 은행 계좌에서 김씨 소유의 페이퍼 컴퍼니 등 4개 법인 계좌로 26차례에 걸쳐 돈을 송금, 임의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여객 측이 해당 법인에 돈을 빌려주거나 전환사채를 인수할 것처럼 허위의 서류를 만드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여객은 지난해 1월 김씨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