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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소독제 주입’ 치료법 제안에... 전문가들 “트럼프 말 듣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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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소독제 주입’ 치료법 제안에... 전문가들 “트럼프 말 듣지마”

입력
2020.04.24 22:00
수정
2020.04.2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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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발언하던 중 표정을 찡그리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발언하던 중 표정을 찡그리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치료법으로 자외선 노출과 살균제 주입을 시험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황당한 제안을 내놓으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아무리 ‘아이디어 제안’이라고는 하지만 매일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백악관 일일 브리핑에서 무책임한 발언을 하자, 전문가들은 아예 ‘트럼프 조언은 듣지 말라’고 말할 정도다.

이번 논쟁은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햇빛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한 정부 당국자의 브리핑이 발단이 됐다. 빌 브라이언 미 국토안보부 과학기술국장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실내에서 온도와 습도를 높이면 바이러스가 빠르게 죽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태양광도 물체 표면과 공기 모두에서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국장의 브리핑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먼저 ‘자외선 노출’ 치료법을 제안했다. 그는 연단 옆에 서 있던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을 쳐다보면서 “우리 몸에 엄청나게 많은 자외선이나 아주 강력한 빛을 쪼이면 어떻게 되는지 아직 확인이 안 된 것 같은데, 한 번 실험해 볼 수 있지 않겠냐”고 제안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표백제가 침방울에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5분 내로 죽이고, 이소프로필알코올(소독제)은 그보다 더 빠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에 흥미를 보이며 ‘살균제 주입’ 치료법도 제안했다. 그는 “소독제가 그것(코로나19)을 1분만에 나가떨어지게 할 수 있다는데, 우리가 주사로 (이를) 몸 안에 집어넣거나 소독하는 방법은 없겠나?”라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 제안을) 검토해보면 흥미로울 것”이라며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뭐, 좋은 아이디어 제안(You-know-what)을 하는 사람이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벅스 조정관에게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열이나 빛을 사용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냐’고 재차 물어봤으나, 벅스 조정관은 “치료로서는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브라이언 국장도 독성이 있는 살균제를 주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 연구실에서는 그런 연구를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첨언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황당무계하다’는 것은 물론 ‘위험천만하다’는 반응이다. 빈 굽타 호흡기내과 박사는 NBC방송에 “어떤 종류든 소독 제품을 몸에 주입하거나 섭취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면서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나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한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존 발메스 호흡기내과 박사도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료 조언은 듣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표백제에서 배출되는 가스를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자외선 노출’ 방안과 관련해서도 “자외선 노출 시 피부가 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체 어느 곳도 자외선램프로 살균해서는 안 된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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