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2조원 긴급 수혈… 정부, 대한항공 지분 10.8% 쥔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2조원 긴급 수혈… 정부, 대한항공 지분 10.8% 쥔다

입력
2020.04.24 18:28
수정
2020.04.24 23:07
3면
0 0

주식 전환 가능 영구채 3000억 인수, 한진가 경영권 분쟁 변수 될 수도

은성수 “기간산업 국유화는 없을 것” … 필요 땐 한진가 사재 출연 검토

2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의 대한항공 여객기. 영종도=연합뉴스
2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의 대한항공 여객기. 영종도=연합뉴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두 국책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빠진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최근 1조7,000억원의 아시아나항공 지원까지 합치면, 양대 항공사에 투입하는 신규 자금만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특히 이번 지원으로 대한항공의 지분 10.8%를 확보하게 돼, 향후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식전환 가능 영구채도 인수

24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런 내용의 ‘항공사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운영자금으로 2,000억원을 대출하고, 대한항공의 미래 화물운송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7,000억원 어치 인수하기로 했다.

또 주식전환권이 있는 영구채 3,000억원 어치를 오는 6월 인수할 방침이다. 국책은행이 향후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대한항공 지분 10.8%(추정치)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국책은행이 안정적 지분을 갖게 되면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지분을 쥐면 향후 경영권 분쟁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산은 등은 “(주식 전환은) 아직 결정된 게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각계 전문가와 언론에 보낸 서한에서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원칙”이라며 “기간산업 기업의 주식연계증권을 취득하더라도 의결권은 행사하지 않을 것이며 기간산업의 국유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지원 방안은 1조7,000억원을 모두 마이너스 통장 형태의 한도대출 방식으로 지원하는 아시아나항공과 결이 다르다. 산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작년 4월 매각 추진 당시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하고 스탠바이LC(보증신용장) 3,000억원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1조6,000억원을 지원했다”며 “이번 1조7,000억원 추가 지원은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합병(M&A)이 원활하게 종결되도록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진가 오너 사재출연, 필요시 검토할 것”

산은과 수은은 대한항공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회사측의 자구노력을 강조했다. 또 고용안정을 위한 노사의 고통분담, 고액연봉ㆍ배당ㆍ자사주 취득 제한 등 도덕적 해이 방지와 향후 기업 정상화시 이익 공유 등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은 대한항공 측이 1조원 상당의 유상증자에 나서는 한편, 회사 소유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을 매각하거나 회사 내부 사업부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지원 조건에는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은 제외됐는데, 최 부행장은 “경영에 책임질 부분이 있을 경우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날 “정부와 국책은행 지원에 부응해 위기 극복 및 조기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3자 연합과의 소모적 지분 경쟁을 중단하고 당면 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한항공도 전체 125개 노선 중 93개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29개 노선 운항을 감편했다. 여객 매출 중 94%를 차지하는 국제선 노선 대부분이 멈춰섰지만, 항공기 리스 비용 등으로 매달 고정비 4,000억원이 나가면서 유동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산은이 파악한 대한항공의 연내 부족자금은 약 3조8,000억원 수준이다. 1조2,000억원의 긴급 자금이 지원될 경우 상반기 급한 불은 끌 것으로 내다봤다. 지원 자금은 5월 중순께 집행할 예정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