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사회간접자본(SOC)과 디지털 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꿈틀대고 있다. 코로나 사태 초기 마스크 등 위생용품과 바이오ㆍ제약주에 집중됐던 관심이 본격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향하는 모양새다.
◇디지털, 생활 SOC 등이 ‘한국판 뉴딜’ 키워드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판 뉴딜’이 가시화하면 건설ㆍ토목 등 SOC 관련 기업 및 정보통신(ICT)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성장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관계 부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로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할 기획단을 신속히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디지털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디지털 일자리를 강조했다”며 “이번 기회에 디지털 인프라, 빅데이터 분야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당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서도 자가진단 앱(애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기술 활용 사례를 들며 디지털 뉴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날 디지털 뉴딜과 관련해 “비대면 서비스 산업 육성 등이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SOC, 사회안전망 등도 한국판 뉴딜 사업 후보로 거론된다. 홍 부총리는 “이번에 코로나19 경제위기를 지나면서 사각지대로 남았던 여러 사회안전망을 메워갈 수 있는 사회적 뉴딜도 사업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생활 SOC의 확장된 개념도 뉴딜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고용유발 효과가 큰 대규모 국책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악화된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 사업 내용은 미정이지만, 큰 틀에서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SOC 확충 및 디지털 산업의 육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건설, 디지털 관련 주가 연일 ‘상한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미국도 인프라 산업 투자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태세다.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이 수십년간 기다려 온 인프라 법안을 처리할 때”라며 “2조달러를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프라 활성화 정책 역시 도로와 철도 등 노후화 된 ‘올드(Old) 인프라’를 정비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5G, 사물인터넷(IoT) 등 ‘뉴(New) 인프라’를 구축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바람이 불면서 주식시장은 당장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반응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철도와 도로 등의 공사업체인 ‘특수건설’의 주가는 상한가까지 치솟은 7,9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토목ㆍ건축업체 ‘이화공영’도 같은날 6,74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건설자재의 핵심인 시멘트를 만드는 ‘삼표(3,760원)ㆍ고려(3,415원)시멘트’도 각각 상한가를 쳤다.
디지털 분야도 상황은 비슷하다. 데이터 전문기업인 ‘데이타솔루션’은 23일 상한가(4,665원)를 기록한 데 이어 코스피ㆍ코스닥 지수가 각각 1.34%, 1.68% 떨어진 24일에도 2.89% 올랐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원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알서포트’도 이 기간 20.88%, 2.27% 상승하며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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