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완 시장 권한대행 “경제부시장은 재임용 검토”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퇴로 박성훈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정무라인이 무더기 자동 면직되는 등 부산시정이 큰 혼란에 빠졌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은 24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무라인 15명 가운데 13명이 오 전 시장의 사퇴와 함께 자동 면직 처리됐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정무라인은 별정직과 전문계약직으로 나뉘는데, 이날 자동 면직 처리된 정무라인은 박성훈 경제부시장과 민원, 행사, 시민사회 분야 보좌관 등 별정직군이다.
또 정책수석과 대외협력보좌관 2명은 1년 임기제의 전문계약직으로 각각 올해 12월과 7월까지 임기가 보장되지만,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변 대행은 오 전 시장 사퇴에 따라 자동 면직된 경제부시장에 대해서는 “능력이 훌륭한 분이라 판단해 행정안전부에 재임용 여부를 문의해 놓은 상태”라며 “행안부로부터 답변이 오면 재임용을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정무라인이 대거 물러나면서 시정 공백과 함께 시 행정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민선 7기 시작 이후 정무직 공무원이 대거 부산시로 들어오면서 공직사회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부산 지역사회는 이날 오 전 시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빚어진 부산시정의 혼란을 우려했다. 부산상의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최근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오 전 시장 사퇴는 매우 충격적이고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소속 부산시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월 있을 보궐선거까지 약 1년간 시정 공백이 불가피해 시의 현안 사업이 좌초될 것이며, 이로 인한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도 “오 시장 사퇴와 함께 시의 정무라인이 끊기면서 부산에서 여당의 정책 방향을 결정했던 구심점이 사라져 그 동안 추진해온 사업들이 혼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를 선언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이틀째 행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기자회견 하루 전인 22일 이른 시각 수영구 남천동 관사를 나왔으며, 부인은 자녀와 함께 사퇴 선언 직후 관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이후 오 전 시장은 물론 오 시장 가족의 행적도 이틀째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내사 중인 경찰은 오 전 시장의 소재를 확인하거나 신병을 확보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우선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성추행 사실 관계부터 확인하고 있다”면서 “오 전 시장이 추행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만큼 언제든 경찰 수사에 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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