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시간 중 수학 공식이 검색어에 등장
“시험 치르는 의미 있나” 지적 쏟아져

‘1라디안, 부채꼴 넓이 공식, sin cos tan 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자율 재택시험’으로 치러진 24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단어들이다.
해당 단어들은 모두 수학 관련 기초 공식이나 개념으로, 이날 전국연합학력평가 2교시 수학 시험이 한창 치러지던 낮 12시 전후부터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심지어 10대의 실시간 검색어는 1위부터 10위까지 사실상 관련 검색어가 장악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학생들이 온라인에 검색해가며 문제를 푼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에 찾아보고 정답을 맞추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면서 사실상 ‘부정행위’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3월 모의고사 정답’까지 검색에 순위에 올랐다. 다만 정답과 해설은 이날 오후 6시 이후에 제공될 예정이다. 물론 이번 시험은 전국 단위 공동 채점이나 성적 처리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이를 부정행위로 볼 순 없다. 그러나 시험 자체가 유명무실해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란 지적이다.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수능 전 처음 치르는 모의고사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성적을 파악할 ‘대입 가늠자’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4차례 시험이 미뤄진 끝에 시험지만 나눠주고 집에서 시험을 치르게 됐다. 이로써 올해 고3 전국단위 첫 모의고사는 경기도 교육청이 주관하는 다음달 12일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저도 평가일 전인 5월 초에 등교 개학이 이뤄졌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전혼잎 기자 hoi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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