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과 산체스(본명 신재민) 형제의 부모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형걸)는 24일 진행된 선고 공판에서 마이크로닷의 아버지 신모 씨에게 징역 3년, 어머니 김모 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김모 씨에 대해서는 상급심 형 확정 전까지 피해 회복을 위한 조건으로 법정 구속하지 않은 원심도 유지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피고인들은 범행 당시 상당액의 재산이 있었기 때문에 편취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보유 재산보다 채무가 더 많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범행의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피해자 상당수와 합의하고, 또 일부를 위해선 공탁금을 걸었지만 20여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원금만 배상했다. 범행 당시의 화폐가치와 그동안 피해자들이 겪었던 정신적 고통을 모두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신모 씨와 김모 씨는 20여년 전 제천에서 친인척과 지인 등 14명에게서 총 4억원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고 1998년 5월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판결문은 사기 피해자를 10명으로, 피해 금액을 약 3억 9000만 원으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지난 2018년 11월 알려지며 연예계 ‘빚투’ 논란의 시발점이 됐고, 이후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는 모든 방송 및 음악 활동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 머물던 신모 씨와 김모 씨는 지난해 4월 귀국하면서 검찰에 체포됐다. 같은 해 10월 두 사람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신모 씨에게 징역 3년을, 김모 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고, 이후 검찰과 신모 씨·김모 씨 측이 모두 항소하며 항소심이 진행됐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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