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선 변호사 “업무 공간 성추행 상당… 강자의 약자 괴롭힘”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측 변호인이 성추행으로 불명예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해 “여성을 동료 직원이 아닌 성적 대상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김지은씨의 변호를 맡았던 정혜선 변호사는 24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업무 공간에서 성추행이 일어나는 경우가 제법 있다”며 “상대방의 지위가 높거나 어려운 사람이면 바로 문제제기하기 어려워 상당 기간 추행 행위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안 전 지사 사건도 그렇고, 이번 사건도 그렇고 권력형 성범죄라고 하는 건 결국 폭력의 문제”라며 “강자가 약자를 함부로 대하거나 괴롭히는 건데, 괴롭힘의 방식이 여성한테는 성적 괴롭힘으로 발현이 되는 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또 “이제 와서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이런 사건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더 이상 피해자가 참지 않는 것”이라며 “그 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일들이 이제는 더 이상 숨겨지지 않고 고발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여성의 행복을 강조하는 글을 올리고 부산시 산하기관 등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자 “엄벌을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오 전 시장의 이 같은 모순적인 태도에 대해 “회식을 하면서 양쪽에 젊은 여직원들을 동석하게 한 것도 있지 않았냐”며 “대외적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로 여성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다르다). 동료 직원이 아니라 성적 대상화 해 보는 부분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의자의 지위가 있고, 피해자가 실제로 겪게 되는 2차 피해 등도 양형에 반영하기도 한다”며 “수사 초기이기 때문에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실제 처벌이 이뤄진다면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해도 최근 분위기를 봐서는 엄벌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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