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5대 의무 중 하나인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 기간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유례 없이 조용한 분위기로 치러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이 라마단에도 모스크 문을 열지 않을 계획이고 시민들에게 외출과 이동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24일부터 시작하는 라마단 기간에도 야간 통행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기존보다 통행금지 시작 시간을 1시간 늦춰 오후 9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로 운영한다. 한달 간 진행하는 라마단 기간은 해가 떠 있는 시간에 금식을 하고 일몰 후 식사를 하기 때문에 밤시간 활동이 활발해지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야외 활동을 자제토록 조치한 것이다.
또 이번 라마단에는 일몰 후 야외에서 대규모로 모여 식사를 하는 ‘이프타르’와 단체기도 등도 금지했다. 앞서 터키 정부 역시 라마단에 공동 만찬(이프타르)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프타르는 형편이 어려운 소외계층 등도 모두 무료로 참여하는 의미가 있는 행사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집트, 튀니지, 모로코, 알제리,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의 모스크 대부분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폐쇄됐고 올해는 라마단에도 신도들에게 별도로 안식처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 성직자들도 올해는 가까운 가족 구성원과 시간을 보내는 방향으로 라마단을 보낼 것을 장려하고 있다.
앞서 이달 초 이집트의 최고 이슬람법 권위자(대 무프티) 샤우키 알람은 성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집에 격리될 수 밖에 없는 이런 예외적인 시기에도 긍정적인 측면들을 바라봐야 한다”면서 “유대감과 용서의 기회가 되고 평온과 협력의 정신을 회복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