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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항체형성율 높다는데 집단면역 기대할 수 있나

입력
2020.04.23 18:00
수정
2020.04.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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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체 형성률은 높지만 항체 보유자 비율은 낮아 기대 어려워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뉴시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뉴시스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에게서 나왔다는 중화(中和)항체는 감염병 극복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재감염 우려는 한결 던 것이 사실이나 집단면역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부본부장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25명의 확진자에게서 생성된 중화항체는 (질병관리본부의) 담당팀과 전문가 의견처럼 당연히 코로나19의 방어력이 있는 항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중대본은 국내 확진자 25명의 표본조사 결과 모두에게서 중화항체가 나왔다고 밝혔다. 표본에 한정하면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 형성률이 100%인 셈이다.

특히 이 항체를 보유한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실제 물리친 것으로 추정됐다. 조사 대상 25명은 모두 증상이 있어 격리입원 중인 확진자였다. 그런데 이중 13명은 진단검사 결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나머지 12명은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이 바이러스에 대한 1차 배양검사를 실시한 결과 배양이 되지 않았다. 전파력이 없는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검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와 별도로 완치 후 재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에 대해서도 중대본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검사 결과가 나온 39명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는 1, 2차 검사에서 모두 바이러스가 배양되지 않았다.

만들어진 항체가 인체에서 얼마나 지속되는지도 관건이다. 신종 코로나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바이러스 항체는 지속 기간이 각각 1년, 3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화살표가 가리킨 곳)를 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 질병관리본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화살표가 가리킨 곳)를 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 질병관리본부 제공

하지만 항체 형성률이 높다고 해서 곧바로 집단면역을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집단면역은 한번 감염병에 걸린 뒤 항체가 생겨 해당 바이러스에 면역을 갖게 된 인구가 한 집단 안에서 일정 비율을 넘어서면, 그 집단에는 감염병이 더 이상 번지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의 집단면역을 위해 필요한 항체 보유자 비율을 60% 정도로 보고 있다. 따라서 개개인의 항체 형성률이 높아야 하는 것은 물론, 신종 코로나에 걸린 경험이 있는 인구 비율이 60%는 돼야 집단면역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는 이런 항체 보유자 비율이 아직 낮은 수준이다. 확진자 수가 3만~15만명에 이르는 네덜란드와 독일, 프랑스가 자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표본조사 결과 인구의 3~14%만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도 모르게 감염됐다 완치돼 확진자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람이 꽤 될 것이라는 기대와 거리가 있는 결론이다. 이들 나라보다 확진자 수가 적은 한국의 항체 보유자 비율이 3~14%보다 높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조속한 시일 내 지역사회에서 항체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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