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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크루즈선 집단감염 ‘경로 불명ㆍ병상 부족’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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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크루즈선 집단감염 ‘경로 불명ㆍ병상 부족’ 재연

입력
2020.04.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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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명 추가 발생해 확진자 총 48명 

 1달간 승무원 130여명 교대 이뤄져 

 감염경로 불명에 지역사회 불안 증폭 

 중증환자 급증 시 병상 부족 우려도 

일본 육상자위대 차량이 23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코스타 아틀란티아’호가 정박해 있는 나가사키항 미쓰비시중공업 공장에 들어서고 있다. 나가사키=AP 연합뉴스
일본 육상자위대 차량이 23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코스타 아틀란티아’호가 정박해 있는 나가사키항 미쓰비시중공업 공장에 들어서고 있다. 나가사키=AP 연합뉴스

일본 나가사키항에 정박 중인 이탈리아 선적 크루즈선 ‘코스타 아틀란티아’호에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4명이 추가됐다. 지난 2월 집단감염이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달리 탑승자 전원에 대해 유전자증폭(PCR)검사가 실시될 예정이지만, 이번에도 감염경로 불명과 병상 부족 등 일본 방역대책의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가사키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승무원 66명에 대해 PCR검사를 실시한 결과 14명의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확진자 중 7명은 조리 담당이고 다른 7명은 식사 운반 담당이었다. 이로써 이날까지 승무원 623명 중 검사를 받은 사람은127명이고 이 중 확진자는 48명이다. 보건당국은 나머지 승무원 496명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선내 승무원들의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가운데 이들의 동선에 대한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가사키현은 관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13일 선박 보수를 담당한 미쓰비스중공업을 통해 승무원들의 하선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지난달 15일부터 한달 여간 승무원들의 교대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후쿠오카출입국재류관리국에 따르면 일본에 입국한 승무원 40명이 새로 승선했고 선내에 머물던 90명은 귀국을 위해 전세버스를 타고 시내호텔과 공항 등으로 이동했다. 이 외에 병원 방문을 이유로 하선한 경우도 있어 시민들과의 접촉 여부에 따라 지역사회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하선한 승무원이 시내에서 감염된 뒤 선내로 바이러스를 옮겨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이후 승무원들이 선내에만 머물렀다는 발표가 허위로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 공장 주변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마이니치신문에 “(집단감염 발생 소식을 듣고) 오싹했다”면서 “승무원의 하선과 시내 이동에 대해 하나도 숨기지 말고 발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쓰비시중공업 공장에는 ‘코스타 아틀란티카’호 외에 같은 회사 소속인 2척의 다른 크루즈선도 정박해 있다. 이들 선박 3척의 승무원을 모두 합치면 1,600여명이다. 다른 2척의 선박에 대해 하선 금지를 조건으로 입항을 허용했던 나가사키현은 현재 승무원간 하선 등을 통한 교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만약 교류가 있었다면 다른 크루즈선에서도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내 집단감염으로 중증환자가 늘어날 경우 나가사키현 내 의료체계도 붕괴 위기에 몰릴 수 있다. 현내 중증환자용 병상 102개 중 아직까지는 90개의 여유가 있지만, 중증환자가 급증할 경우 지역주민을 위한 병상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오후에도 당초 경증환자로 분류된 선내 승무원 1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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