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HMM(옛 현대상선)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해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운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결국 극복했다”며 “대한민국 해운 재건”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5위 해운강국 도약을 목표로 제시하며 범정부 차원의 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전남 광양에 스마트 항만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며 ‘한국형 뉴딜’ 사업의 중심에 해운 산업을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옥포 조선소에서 개최된 명명식 축사에서 “오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에 쏘아올리게 됐다”며 “해운 강국은 포기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말했다.
알헤시라스호는 한번에 컨테이너 2만3,964개를 운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갑판 넓이는 축구장의 4배보다 크고 높이도 에펠탑보다 100m가 더 높은 약 400m다. 알헤시라스호급 초대형 선박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6척, 5척씩 추가로 만들고 있다.
이번 행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 등을 통해 이루어 낸 해운 재건의 첫 가시적 성과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명명식은 시작에 불과하다. 올해 안에 같은 급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열두 척이 세계를 누비게 된다”며 “400여 년 전 충무공께서 ‘열두 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했듯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해운강국 재건을 위해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의 파도를 넘어설 수 있도록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해운업계에 긴급경영자금 지원과 금융 납기연장,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 등 3,800억원 규모의 재정ㆍ금융 지원을 신속히 시행했으며 오늘 오전 추가로 1조2,500억 원의 대규모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했다”며 “선박금융과 선박 매입후 재대선(S&LB), 해운사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이 확대되어 이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한국형 뉴딜’ 사업의 핵심으로 해운 산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해운에서 이루겠다”며 ‘자율운항선박’ㆍ‘지능형 항해시스템’ 도입 및 항만 배후단지를 활용한 신산업 육성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선박 대형화와 스마트 물류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부산 제2신항을 조속히 건설하기로 했다. 특히 “광양항에도 컨테이너 하역부터 이송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한국형 스마트 항만’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이곳 거제 대우조선소를 찾았을 때를 기억한다. 당시 산업구조조정 지역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우리의 해운ㆍ조선산업을 반드시 되살리자고 함께 다짐했다”며 “다시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세계 제일의 조선 강국 위상과 함께 한국 해운의 힘찬 재도약이 시작됐다”고 말을 맺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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