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공연계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부는 이미 재개했고 5,6월 작품은 공연 준비가 한창이다. 아직 이른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조심스럽게, 하지만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형 공연은 완벽한 대책을 내세웠다. 23일부터 재개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공연은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나 나왔다. 그래서 더 엄격하다. 제작사 에스엔코는 “관객 배우 스태프의 동선 분리, 무대와 객석 간 거리 유지 등 전반적인 안전 점검을 마쳤다”며 “확진 판정을 받았던 배우는 2주간 출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21일 공연을 재개한 뮤지컬 ‘드라큘라’와 함께 이 두 공연은 전체 관객에게 문진표 작성과 체온 측정을 의무화했다. 문진표 쓰느라 관객들끼리 접촉 시간이 길어지는 걸 막기 위해 미리 문진표를 다운로드받아 작성할 수 있는 온라인 페이지도 마련했다.
작은 공연들도 그에 앞서 조심스럽게 공연을 재개했다. 연극 ‘아트’와 대학로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은 14일부터, 뮤지컬 ‘샤이닝’과 ‘라흐마니노프’은 각각 17일과 21일부터 무대에 다시 올랐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최고조 때와 마찬가지로 초긴장 상태에서 공연하고 있다”며 “정상화는 한참 멀었지만 대학로에 서서히 활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더 엄격할 수 밖에 없는 국ㆍ공립 공연장들은 여전히 다음달 5일까지 휴관한다. 다만 예술의전당은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22일부터 26일까지 2인극 ‘흑백다방’을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렸다. 앞뒤 좌우로 한 칸씩 띄운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생활방역 체계 아래에서 공연장 운영의 모범답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며 “시범운영 결과는 다른 문예회관, 해외 예술 기관들과도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국과의 교류도 재개되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연출가 안드레스 세뇨르 주니어가 한국에 들어왔다. 6월 개막하는 뮤지컬 ‘렌트’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입국 즉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 만큼 다음달부터 한국 배우들과 본격 연습에 들어간다. ‘렌트’ 한국 공연은 9년 만이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 좋은 무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연출자가 어렵게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5, 6월 개막작들은 정상 공연을 기대하고 있다. 가수 겸 배우 김동완의 첫 연극인 ‘렁스’를 비롯, 뮤지컬 ‘올 아이즈 온 미’ ‘로빈’ ‘풍월주’가 대기 중이다. 6월에는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모차르트!’도 찾아온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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