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교수 “가족끼리 감염시키는 집단감염 발생”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증가하는 상황에서 의료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 정부에서 의료시스템 붕괴를 우려할 만한 발언이 나왔다.
23일 아사히신문 등 복수의 일본 매체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감염자 상황은 후생노동성이 광역자치단체를 통해 파악하고 있지만, 자택에서 요양하는 인원은 현 시점에서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일본에서 병상을 기다리던 환자가 자택에서 증상 악화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 자택 요양자 수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일본 사이타마현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은 16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입원할 곳을 찾지 못해 자택에서 대기하던 중 증상이 악화해 21일 사망했다.
스가 관방장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자택 요양자 수는 물론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사망한 감염자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만 자택에서 요양 중이던 남성이 사망한 사례 등을 근거로 향후 자택 요양자와 병원 밖 사망자에 대해서도 파악해 나가기로 했다.
일본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우리나라보다 많은 1만2,70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 수도 300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병원 밖 사망자까지 따지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정부가 병상이 없어 자택에 머물고 있는 환자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지내라는 게 아베 신조 총리의 메시지 중 하나”라며 “검사는 안 하고 집에만 있으라고 하니 오히려 가정 내에서 가족들끼리 감염시키는 작은 집단감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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