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해군 창설 기념일인 23일 항공모함 2척을 모두 실전훈련에 투입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항모가 대부분 발이 묶인 사이 ‘강군몽(强軍夢)’ 의지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신화통신은 “랴오닝 항모전단이 남중국해에서 후방 공격ㆍ방어 모의훈련을 펼쳤고 1만톤급 구축함 난창함은 산둥성 칭다오 해역에서 실전연습을 벌였다”고 전했다. 중국 유일의 독자 개발 항모 산둥은 랴오닝성 다롄에서 항만훈련을 진행했다. 항모 2척이 중국 남쪽과 동쪽 해상에서 동시다발로 무력시위를 벌인 셈이다.
중국은 새로운 강습상륙함도 선보였다. 글로벌타임스는 “어제 상하이에서 두 번째 075형 강습함이 모습을 드러냈다”며 “해군 창설 기념일에 맞춘 선물이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첫 번째 075형을 진수한 이후 불과 7개월만이다. 075형은 3만톤급으로 헬기 20여대를 비롯해 수륙양용 탱크와 장갑차 등을 적재할 수 있어 특히 대만을 상대로 상륙작전을 감행할 경우 위협적인 존재다.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건조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두 번째 함정은 단기간에 만들 수 있었다”며 “중국이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꼭 1년 전 이날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칭다오에서 대규모 해상 관함식을 주재했다. 당시 중국은 랴오닝 항모와 핵추진 잠수함을 비롯한 32척의 함정과 39대의 항공기를 투입해 군사굴기의 위용을 과시했다. 또 한국 일본 러시아 등 10여개국에서 20여척의 함정을 파견했고, 90여개국이 대표단이나 해군 지휘관을 보내는 등 성대한 규모로 치러졌다.
이처럼 중국이 지난해의 영광을 재현하며 차근차근 전력을 강화하는 반면 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군사력 발휘보다 전염병 수습에 치중하고 있다. 미국은 통상 항모 11척 가운데 정비와 훈련을 제외한 4, 5척을 임무에 투입한다. 하지만 중동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귀환하던 해리 트루먼호가 코로나19 발병으로 플로리다 앞바다에서 3주간 격리됐고,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승무원이 사망하면서 괌에 발이 묶이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다.
이와 달리 중국 해군은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장교들이 해상 전투순찰과 호위,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등 90% 이상이 주요 임무를 경험했다”며 “장비 현대화 등을 통해 전투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