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1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앞바다에서 미국 정유회사인 유니언 오일사가 폭발물을 이용해 시추 작업을 하던 중 시추시설이 갈라져 10만 배럴의 원유가 바다에 바다에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생태계 피해가 속출했다.
사고 이후 1970년 4월 22일 미국 위스콘신주 게이로 닐슨 상원의원와 당시 하버드대학생 데니스 헤이즈가 '지구의 날'을 선언하고 관련 행사를 처음 개최했다.
지구 온난화와 대기오염, 미세먼지 등으로 신음하는 지구 환경을 생각하게 하는 '지구의 날' 반세기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이동제한, 도시봉쇄, 국경봉쇄 등이 실시되자 스모그에 가려졌던 도시에서는 대기 오염이 급격한 감소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사람들의 활동이 줄어들자 야생동물들이 도심에 출현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 런던의 주택가엔 여우가, 랜디드노에서는 염소떼가 나타나 조용한 거리를 한가롭게 걷는 모습이 발견되었고, 롬퍼드에서는 공원에서나 볼 수 있는 사슴들이 주택가로 찾아와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거위 새끼 3마리가 마치 베를린 도심을 향해 행진하는 듯 걸어 다녔다. 미국 센트럴 파크에서는 라쿤이 철조망을 넘었고, 이스라엘 아슈켈론에서는 붉은 여우가 주차장을 뛰어다녔으며, 텔아비브에서는 자칼 무리가 개사료를 먹는 모습도 발견되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는 새끼 여우들이 산책로 아래 굴에서 나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살피는 모습도 포착됐다.
코로나19로 사람의 활동이 줄어들자 잠시나마 쉴 틈을 얻게 된 자연에 평화가 찾아온 듯 하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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