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 등 고부가가치 모델 판매 증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현대차는 23일 ‘2020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25조3,194억원, 영업이익의 경우 4.7% 증가한 8,6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3.4%로 지난해 1분기와 동일했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90만3,37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6%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더뉴 그랜저’, ‘GV80’ 등 신차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국내공장 생산 중단, 투싼 등 일부 차종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줄어든 15만9,061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판매량은 중국, 인도, 유럽 등의 수요 감소로 74만4,310대로, 11.1% 감소했다.
매출액은 글로벌 도매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호적 환율 환경, 신차ㆍSUV 중심 제품 믹스 개선, 미국시장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6% 증가했다. 특히 원달러 가치는 지난해 1분기 1,125원에서 올해 1분기 1,193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매출원가율은 글로벌 SUV 차급 비중 상승에 따른 믹스 개선 효과 지속과 전사적인 원가 혁신 노력, 여기에 원화 약세 등의 긍정적 영향이 더해지며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낮아진 83.2%를 나타냈다. 영업부문 비용은 잇따른 신차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3조4,015억원을 기록했다.
경상이익은 중국 시장 부진으로 인한 관계기업 손익 악화와 외화 관련 손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줄어든 7,243억원을, 순이익은 5,527억원을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는 1분기 이후부터 판매 급감에 대비해 유동성 및 적정 재고 관리 등 손익 악화를 최소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되고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수요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국제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판매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빠른 경영 안정화를 위한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동성 리스크 관리, 전략적 재고 및 판매 운영, 유연한 생산체계 구축,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향후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판매가 견조한 내수시장에서의 신차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한다. 아울러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운영, 신차 및 SUV 위주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를 만회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및 수요 하락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향후 글로벌 수요 회복 시점에 맞춰 빠른 회복이 가능하도록 유동성 관리 강화, 적정 재고 수준 유지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번 실적 발표부터 누구나 IR 홈페이지에 접속해 관련 내용을 청취할 수 있는 ‘웹캐스팅’ 방식을 도입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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