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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대신 적자만 150억”…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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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대신 적자만 150억”…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철수

입력
2020.04.23 14:53
수정
2020.04.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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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만성 적자로 인해 결국 개점 4년 만에 문을 닫는다. 사진은 시내면세점 입구 전경.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만성 적자로 인해 결국 개점 4년 만에 문을 닫는다. 사진은 시내면세점 입구 전경.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만성 적자를 이기지 못해 결국 개점 4년 만에 문을 닫는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큰 기대감에 출발했던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은 150억원이 넘는 적자만 남긴 채 실패로 끝나게 됐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시내면세점 사업 종료를 공식 결정한 이후 재고상품 판매 및 특허 반납 절차가 거의 마무리됨에 따라 오는 29일자로 사업을 최종 종료한다고 23일 밝혔다.

제주관광공사는 2009년 제주 서귀포시 중문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국내 최초로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는 지정면세점을 열어 운영해왔다. 이어 2015년 시내면세점 사업에도 뛰어들어 관세청으로부터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다음해 2월 중문관광단지 롯데호텔제주에 시내면세점을 개점했다.

하지만 개점 첫해부터 4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영업실적이 부진하자 2018년에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했다. 이전 이후에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경영은 더욱 악화됐고, 적자도 지속돼 4년간 누적 적자액만 154억원에 달했다. 또한 제주도가 시내면세점에 운영지원금으로 최근 3년간 77억원을 투입했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채 문을 닫게 됐다.

제주관광공사 측은 “사드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이후 대기업의 막강한 자본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 시내면세점 사업은 규모가 작은 공사가 감당하기에는 문턱이 너무나 높았다”고 말했다.

실제 도내 대기업 시내면세점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따이공(代工ㆍ한국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에서 재판매하는 기업형 전문 구매 대리인)’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반면 공사 시내면세점은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는 지방공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고객 유치에 한계를 보였다. 공사 시내면세점이 철수함에 따라 도내 시내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제주점과 호텔신라 신제주면세점 2곳만 남게 된다.

제주관광공사는 시내면세점은 철수하지만 현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영업 중인 지정면세점 영업은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또 제주 성산포항과 전남 고흥군 녹동항 노선 여객선 운항이 오는 7월쯤 재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성산포항에 위치한 지정면세점 운영을 위한 준비작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면 내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제주관광 시장 회복에 대비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 발굴 등 영업전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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