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개발 전담부서 신설… 지례흑돼지고로케 등 가공식품 개발 지역경제 견인
자두 포도 호두와 지례흑돼지…. 김천을 대표하는 특산품이다. 경북 김천시가 특산품 홍보에 머물지 않고 직접 가공식품으로 개발해 고부가가치화에 나섰다. 식품개발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상품 개발에서 마케팅까지 지원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천은 백두대간 고랭지에 위치하고 있어 질 좋은 과일이 많이 나온다. 포다 자두 호두 등이 대표적이다. 지례흑돼지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자체로 명품이지만 김천시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가공산업 육성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에 빠진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김천 농특산품을 기반으로 한 특화사업을 선택했다.
김천포도는 전국 생산량의 15%를 차지한다. 토양에 게르마늄 함량이 높고 일교차가 큰 추풍령 일대에서 주로 많이 나온다. 재배 면적 90% 이상에 비가림시설을 해 농약 살포도 줄였다. 최근에는 샤인머스켓 청포도가 전국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22%를 차지하는 김천자두도 있다. 김천은 2006년 자두특구로 지정됐을 정도다. 2009년엔 지리적표시제 제59호로 등록됐다.
김천 호두도 빼놓을 수 없다. 연간 323톤을 생산, 전국 32%를 차지한다. 해발 700m 이상 고랭지에서 생산돼 품질이 더욱 뛰어나다. 껍질이 얇고, 과육 비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2010년부터는 국립산림과학원과 우량호두개발 및 특허기술이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금까지 금릉, 김천1호, 김천2호, 황악 4개 신품종을 개발했다.
지례흑돼지는 임금님 수라상에 오를 정도로 유명하다. 다른 지역에서 태어난 토종흑돼지도 지례에서 키우면 맛이 더욱더 좋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일반돼지보다 사육기간이 2~3개월 정도 길지만 지방질이 구수하고 살코기가 쫄깃하다는 특징이 있다. 인구 1,600여명에 불과한 지례면에는 지례 흑돼지 고기를 판매하는 곳이 12곳에 이를 정도로 지역 주민들의 주 소득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천시는 이미 그 품질을 인정받은 농축산물을 가공, 고부가상품으로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다. 지역 제과점인 이즈브레드, 마이홈제과와 손잡고 지례흑돈 고로케, 김천호두 찰빵, 김천자두 찰보리빵, 마이홈 찰보리떡 등 빵 제품 4종을 출시했다. 이즈브레드와 마이홈제과는 지난해 지역특화 식품 상품화 시범사업에 참여해 제품개발과 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례흑돈 고로케는 지례흑돼지를 주재료로 고추장 맛과 간장 맛 2가지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김천자두 찰보리빵은 자두와 포도를 섞어 만든 잼과 팥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 스토어팜에 입점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같은 제품들은 모두 김천 농가와 직거래하면서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천시는 지난해 지역 특화식품 개발과 상품화를 위해 5,400만원의 예산으로 교육과 상품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교육에는 60여명이 참여했고, 떡류 제품 7개와 빵 13개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올 1월에는 지역 특화 상품 개발을 지원할 전담 부서인 식품개발팀을 신설해 김천의 대표 식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부가가치 소득원 개발과 농산물 종합유통타운 건립 등 체계화된 유통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포부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을 바탕으로 한 특화식품을 개발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김천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아 지역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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