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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강은일 ‘강제추행’은 무죄…그림자로 판결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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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강은일 ‘강제추행’은 무죄…그림자로 판결 뒤집었다

입력
2020.04.23 11:28
수정
2020.04.23 11:33
0 0

1심 “피해자 진술 신빙성” 실형

2심은 “증거 강씨 설명에 부합” 판단

서울 서초구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대법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뮤지컬 배우 강은일(25)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씨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강씨는 2018년 3월 지인 및 지인의 동창인 A씨 등과 함께 술자리를 갖던 중, 식당 화장실에 간 A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가 여자화장실 칸에 들어가려던 A씨를 부르고 A씨 신체 부위를 만지면서 강제로 입을 맞췄다는 것이다.

당시 상황에 대한 A씨와 강씨 설명은 엇갈렸다. A씨는 여자화장실 칸에 들어가려던 A씨를 강씨가 따라와 추행했고, A씨가 강씨에게 따지면서 화장실 안 세면대 앞에서 다퉜고, 이후 지인들이 들어와 강씨를 데리고 나갔다고 진술했다.

반면 강씨는 남자화장실 칸에서 나와 세면대 앞에서 A씨를 마주쳤는데, A씨가 몸을 밀착하며 입맞춤을 하더니 “내가 만만하냐” “다 녹음했다” 등 말을 하며 화를 냈고, 이에 강씨가 “밖으로 나가서 다 같이 들어보자”며 나가려 하자 강씨를 여자화장실 칸 안으로 밀어 넣었으며, 지인들이 화장실로 들어와 강씨를 부르자 여자화장실 칸에서 나가려는 강씨에게 다시 키스를 했다고 진술했다.

1심은 피해자가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 점, 주변인들과 A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등을 봤을 때 A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강씨에게 징역 6월 실형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폐쇄회로(CC)TV와 현장검증을 통해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CCTV 영상 등을 근거로 “강씨가 화장실에 들어가고 A씨가 뒤따라 들어갔으며 강씨가 나오려다 A씨에 의해 화장실로 끌려들어가고 여자화장실 칸 문이 열렸다 닫히는 듯한 그림자가 확인됐다”며 강씨 설명에 더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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