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ㆍ산케이신문 보도
최근 건강 이상설이 돌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구가 많은 평양을 피해 강원도 원산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원산에 있는 별장에 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자주격리(自主隔離ㆍ스스로 격리하는 행위)일 것”이라며 북한 내 감염 확산 우려에 따른 자발적으로 이동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 참석한 후 ‘특각’으로 불리는 최고 지도자 전용 별장에 머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감염자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는 것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경호 요원 중 감염자가 발견되면서 경비태세에 대한 불안을 느낀 것이 원산으로 피신한 이유라는 정보도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14일 노동신문이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감안해 김 위원장의 원산 체류는 장기화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위중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산케이신문도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구가 밀집한 평양을 피했다는 견해가 있고, 최고 지도자가 수도에 장기 부재하는 상황이 신변 이상설을 부추기고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원산의 별장은 평양에 이은 ‘제2의 관저’로서 이용돼 왔다고 전했다. 원산은 김 위원장이 어린 시절부터 친숙한 곳이며 최고 지도자 취임 후에도 자주 방문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지시로 대규모 휴양시설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1월 하순 코로나19에 대한 방역태세에 돌입한 이후 미사일 발사 시찰에 나선 적도 있다.
산케이는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의 “최근 평양이 봉쇄됐다”는 정보를 전하고, 북한이 수도 방역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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