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해남 못난이 왕고구마 판로 지원을 위해 이마트 등 5개 관계사를 동원했다. 방송을 통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부탁을 수락해 이뤄진 두 번째 프로젝트다.
23일 이마트에 따르면 고구마 산지인 해남에서 과잉 생산된 못난이∙길쭉이 고구마들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재고가 쌓이는 가운데 판로를 열어 소비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이번에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SSG닷컴, 신세계TV쇼핑, 신세계푸드 5개 관계사에서 총 300톤가량의 물량을 판매한다.
우선 이마트는 213톤, SSG닷컴은 7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12톤의 해남 못난이 왕고구마 물량을 확보했다. 이마트는 23~28일까지, SSG닷컴과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재고 소진 시까지 왕고구마를 일반 고구마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3개사의 판매가는 3kg(1봉)에 9,980원이다. 행사카드로 구매 시 40% 할인을 적용 받아 5,988원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이마트는 못난이 왕고구마를 정상 상품인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와 함께 별도 특설 매대를 구성했다. 또한 레시피를 제안하는 등 고객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계획이다.
신세계TV쇼핑도 왕고구마 65톤을 확보해 판로 지원에 동참한다. 신세계TV쇼핑은 23일과 27일에 일반 고구마와 못난이 왕고구마를 혼합해 8kg 대용량으로 ‘해남 꿀고구마’ 기획 상품으로 내놓는다. 신세계푸드도 3톤을 매입해 ‘고구마 연유 브레드’로 상품화할 예정이다.
앞서 22일 공개된 SBS ‘맛남의 광장’ 예고편에서 정 부회장은 백 대표로부터 “상품성이 떨어지는 전남 해남의 왕고구마 450톤을 구매해 달라”고 부탁받았다. 정 부회장은 “저대로 좀 알아보겠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당초 해남 왕고구마 450톤 전량을 매입하려고 했으나, 해남 농가가 250톤은 자체 판매해 나머지 200톤만 매입했다. 여기에 이마트가 해남에서 미리 공수해놓았던 물량을 추가해 총 300톤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같은 방송에서 백 대표가 “강원도 감자 농가가 있는데 못난이 감자라고 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있다”며 “30톤 정도인데 억지 부탁이긴 하지만 좀 사주면 안 되겠나. 키다리 아저씨처럼 도와달라”고 말해 전량 확보해 판매한 바 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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