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억명 이상이 심각한 기근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 목소리가 나왔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는 기근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최악의 경우 약 30여개 개발도상 국가가 기근 상태에 처할 수 있으며, 이미 이 중 10개 국가에서 100만명 이상이 기아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우리는 극단적인 조건, 비상 상황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말 그대로 아사 직전으로 행진하고 있다. 만일 우리가 그들을 위한 음식을 구하지 못하면 그들은 죽게 될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건 단순한 팬데믹 그 이상의 ‘기아 팬데믹’을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나는 이미 작년 말 예측을 토대로 2020년은 세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여기에 더해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를 미지의 영역으로 데려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엄청난 규모로 기아가 퍼지는 걸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약속한 20억달러를 빠르게 지원해야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금을 줄 수 있다고 말하면서 대규모 식량 위기를 피하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2020년 전 세계에서 1억3,500만명이 위협적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기아 상태에 직면한다고 지난해 경고한 바 있다. WFP 역시 21일 식량위기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여파는 여기에 1억3,000명을 더 기근 상태로 내몬다고 밝혔다. 이전에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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