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 바이든 “당장 수용할 용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11월 치러질 대선의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셸 여사는 일찌감치 공직에 나설 뜻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수 차례 그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등 안팎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피츠버그의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미셸이 의향이 있다면 러닝메이트로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생각해볼 것도 없이 당장에라도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셸은 똑똑하고 정말 괜찮은 여성이고 오바마 부부는 훌륭한 친구”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월 아이오와주(州) 경선 때도 “미셸이 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밝히는 등 그간 기회 있을 때마다 ‘러브콜’을 보내왔다.
미 언론들도 미셸 여사를 ‘민주당이 꿈꾸는 완벽한 러닝메이트’로 치켜세웠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의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여성’ 조사에서 작년과 재작년 연속 1위에 올랐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와 호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오바마 향수’를 자극하고 흑인 표심을 확실히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플러스 요인이다.
문제는 미셸 여사의 의지다. 그는 2018년 회고록에서도 “절대로 선출직에 나설 뜻이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해엔 대선 출마설까지 나왔지만 흔들림 없이 일관된 입장을 지켜왔다. 오바마 부부의 친구이자 조언자인 발레리 재럿은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그는 자신을 정치적 인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미셸이 다시 백악관 근처에 살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낮은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흑인 여성 부통령’을 대선 필승 카드로 여기는 당내 분위기, 후보군이 넓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바이든-미셸’ 조합은 여전히 선택지 중 하나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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