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대구는 정권심판만 강조한 통합당 꾸짖을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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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대구는 정권심판만 강조한 통합당 꾸짖을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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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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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주의 개헌 막도록 도와달라는 통합당 전략 먹혀” 

 “젊은이 미래 생각해 ‘통합당은 우리당’ 의식 버려야” 

 “긴급재난지원금은 한국경제 ‘윤활유’… 이견 좁혀야”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낙선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4ㆍ15 총선이 끝나고 일주일 만인 2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만난 김부겸(대구 수성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척한 모습이었다. 선거 시작 전보다 몸무게가 5kg 빠졌고 허리띠 구멍은 4칸이 줄었다고 했다. 2016년 총선 당시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지역주의 장벽을 허문 그의 재도전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느낀 대구 지역 민심을 담담하게 전달했다. 그는“결국 문재인 정부의 노력 자체보다 보수 정당이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의 분위기 차이가 컸다”고 말했다. 대구를 텃밭으로 하는 미래통합당이 과거 여당이던 2016년 총선에서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 지역주의 장벽을 깰 수 있었지만, 통합당이 야당으로 나선 이번 선거에서는 민심이 보수로 똘똘 뭉쳐 틈새를 찾기 어려웠다는 얘기였다.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대구 민심을 전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6년 20대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 때까지 민주당을 향한 대구 민심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는데. 

“(선거 기간 내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대 정서가 대구 민심에 깔려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통합당은 다른 지역에서 완패할 수 있으니 (대구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야당의 대부분 후보들이‘사회주의 개헌을 막아주세요’식의 전략을 폈는데 실제 선거에서 이런 모습이 통하더라.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게 안타까웠다.”

 -선거 도중에 대권 도전 선언을 한 배경은 뭔가. 

“통합당이 선거기간 내내 정권 심판만 얘기하니까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키우자는 의미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대구에 (야당의 대선주자라고 하는) 홍준표 무소속 후보도 왔으니‘홍준표만 키울 게 아니라 김부겸도 좀 키워다오’라고 호소했다. 실제 정권심판에 대한 지역 분위기 때문에 (저에 대한 지지를) 드러내지 못하다가 공식선거운동 초기부터 지지하는 분들이 나타났다. 이런 분들이 지역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시민사회와 함께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흐름이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달랐다.”

 -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이다. 선거기간 동안 민심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나. 

“대구에서 초기에 가장 많은 확진자를 낸 원인은 신천지가 제공했다. 하지만 통합당 후보들이 ‘중국을 봉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취지의 얘기를 되풀이했다. 발병 초기에는 확진자를 관리할 시설이 없었다. 하지만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내려와서 10군데 이상의 생활치료시설을 확보하는 등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고 그 막바지 단계에 있다. 그럼에도 초기에 중국을 막지 않아서 악화됐다는 논리에 통합당 후보들이 집착하자 이런 분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대구 지역 주민들에게 보수는 어떤 의미인가. 

“대구 민심에는 보수를 향해 애국심과 일관성, 어려울 때 친구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의리와 같은 부분들이 정서적으로 깔려 있다. 그런 측면에서 통합당이 ‘우리당’이라는 귀속의식이 아주 강하다. 통합당 대표도 선거 기간에 긴급재난지원금을 1인당 50만원씩 주자고 하지 않았나. 선거가 끝나고 말을 바꾸는 데 다른 지역 같으면 엄청나게 혼날 일이다. 그런데 (대구에서는) 작은 잘못으로 간주된다. 젊은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대구 민심도 이런 부분에선 통합당을 꾸짖을 줄 알아야 한다.”

 -대구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 않나. 

“대구에서 그런 목소리가 수적으로 우위를 점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아쉬운 지점은 그 시간 동안 변화를 요구하는 젊은층이 정치적 좌절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의 역동성을 기대하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낙선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코로나19 사태에서 중앙정부와 대구시, 경상북도의 대응은 유기적으로 이뤄졌나. 

“방역 문제가 끝나지 않아 조심스럽다. 다만 대구시장이나 경북지사 그리고 공무원들이 더 분발을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 분들도 이번 사태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서울시나 경기도에 비해 일 처리 과정에 있어서 타이밍이 한 박자씩 늦은 부분도 있었다. 이번 사태가 수습되면 이후에 이런 부분들을 복기하면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본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을 포함해 180석을 차지했다. 대구ㆍ경북(TK) 선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오히려 지역발전에 더 힘을 써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연히 집권 여당으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저와 같은 당 홍의락(대구 북구을) 의원이 노력한 것도 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재정적 지원을 많이 해준 것처럼 정부 여당이 관심을 계속 기울여야 한다. 현안이 발생하면 저나 홍 의원 그리고 이번에 경북 구미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현권(비례대표) 의원이 일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다. 정부여당의 이런 노력과 함께 TK 내부에서도 ‘과거에 좋았던 시절의 추억만으로는 안 된다’는 내부 자각이 동시에 나와야 한다. 그래야지만 도시의 생명력이 다시 생길 수 있다.”

 -민주당이 180석을 확보한 것의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하나. 

“그 동안 강렬히 바랬던 개혁적인 과제를 차분히 끝내라는 의미다. 가장 시급한 건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다. 전 세계 경제의 급격한 위축에서 오는 위기다. 불안해하는 국민들과 답답한 중소기업들에게 함께 문제를 풀어가자는 해법을 던지면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180석을 얻은 민주당이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이다.”

 -21대 국회가 개원 하기 앞서 민주당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다시 강조하지만 현실적으로 코로나19가 준 경제위기가 심각하다. 정부와 여당의 역할은 그런 부분을 내다보고 빨리 대비해야 한다는 데 있다. 민주당은 호흡은 단단하게 그러나 길게 갔으면 좋겠다. 여당은 지속적으로 전문가 그룹과 토론하고 반대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사실도 염두에 뒀으면 한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대한민국 사회의 주류 교체를 가져오는 한편 지역주의를 부활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류ㆍ비주류 개념은 옳지 못하다. 이런 개념으로 가를 수 없는, 근본적으로 삶에 지치고 힘든 국민들이 너무 많다. 보다 더 절박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간 세력이 누구냐에 따라 선거 결과는 결정된다고 본다. 때문에 민주당이 승자인양 해서는 안 되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 지역주의는 일종의 ‘악마의 주술’이다. 이번 선거결과가 지역주의의 부활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그걸 소환했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문제로 당정간 이견이 계속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위기가 몇 차례 더 올지 모르니 재정 규율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논리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것은 코로나19로 멈추다시피 한 한국경제를 빨리 돌릴 수 있는 윤활유로 봐야 한다. 재정 규율을 강조하는 기재부가 무엇을 위해 그걸 지켜야 하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지금 경제 상황은 그런 논란에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단독으로 개헌을 추진할 의석은 아니지만 민주당이 그에 준하는 의회권력을 거머쥐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분권형 개헌론자다. 중앙정치 권력도 책임을 나눠야 하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 주종 관계가 형성되면 안 된다. 그런데 지금은 경제 문제가 심각해 개헌 논쟁으로 논의가 가버리면 당장 더 중요한 어젠다가 묻힌다. 이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낙선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정준희 인턴기자

 -대안세력으로 보수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민주당과 통합당 득표율을 보면 대략 49% 대 41%다. 이걸 궤멸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본다. 다만 국민들은 보수에게 책임감과 애국심,‘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기대를 한다. 이를 실현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자질을 갖추고 있는 젊은 정치인을 성장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진보 진영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견제도 하고 싶을 것 아닌가. 그걸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이런 노력들이 선행돼야 한다.”

 -정치인 김부겸이 갖고 있는 상징적 이미지는‘통합’의 리더십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낙선했기 때문에 이를 구현해 나가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실이다. 이제 말 한 마디 할 수 있는 무대가 없다. 그래도 주요 현안이 있으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제 판단이나 바람 같은 것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서 계속 피력할 생각이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도 많은 지지를 보냈던 대구 시민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다.”

 -2년 뒤에 대선이다. 어떤 역할을 요구 받을 순간이 올텐데. 

“이른 얘기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악화된 경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대선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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