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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절 참배 北지도자 '필참'은 아냐... 과거 김정일도 3차례만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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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절 참배 北지도자 '필참'은 아냐... 과거 김정일도 3차례만 참석

입력
2020.04.23 04:30
수정
2020.04.23 07:4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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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거취가 여전히 미스터리다.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 관련 미국 CNN 등의 보도는 신빙성이 부족한 것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태양절(4월 15일ㆍ김일성 주석의 생일) 금수산기념궁전 참배까지 불참한 이번 잠행을 둘러싼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태양절 행사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던 ‘피치 못할 사정’을 주목한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심혈관계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등의 최근 보도는 김 위원장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는 측근 인사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정보라는 점에서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이 보도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서 그에게 아무 일 없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14일 강원 원산 인근에서 진행된 단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현장을 참관한 것으로 파악했다. 참관 이후 원산을 떠났지만 평양으로 돌아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평양에 돌아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정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연일 선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더 심각했던 2월 16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절)에는 김 위원장이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다. 김 위원장 지방 체류 상황에 의문이 증폭되는 이유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잠행이 대체로 건강 문제 때문이란 점에서 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건강이상설은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14년 9월 3일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한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41일 만인 10월 14일 위성과학자주택지구 시찰 모습이 공개됐다. 당시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 뒤 발목 낭종 제거 수술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은둔의 지도자’로 불렸던 김정일 위원장도 주요 행사 불참이 잦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던 2003년에는 잠행을 이어가다 50일 만에 재등장했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후엔 87일간 잠행한 적도 있다. 태양절 금수산기념궁전 참배는 2000년, 2002년, 2008년 3차례만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태양절 행사에 빠진 것은 처음이지만 북한 지도자의 불참이 없었던 전례는 아니라는 얘기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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