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프린세스’처럼 집단감염 발생
한국인 1명 포함 승무원 623명 선내 대기
나가사키현 “전원 검사해 확진자 분리 방침”
확진자 1명, 호흡곤란으로 시내병원 이송
일본 나가사키항에 정박 중인 이탈리아 선적 대형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새 33명 추가됐다. 지난 2월 선내 집단감염으로 712명이 감염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선내에 확진자들을 포함해 승무원 600여명이 머물고 있어 추가 감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나카무라 호도(中村法道) 나가사키현 지사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야기초에 정박 중인 ‘코스타 아틀란티카’호에서 승무원 33명의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컨디션 불량을 호소한 승무원 4명에 대해 유전자증폭(PCR)검사를 실시했고 이튿날 1명이 양성, 3명이 음성 판정을 각각 받았다. 이후 이들과 밀접 접촉한 57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33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34명이 됐다.
나카사키현은 탑승자 전원에 대해 검사를 실시해 확진자와 음성 판정을 받은 승무원을 구분하기로 했다. 음성이 확인된 승무원은 조기 귀국시키는 한편 경증 환자는 선내에 격리하고 또 중증 환자는 현내 의료기관에 이송할 방침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34명은 모두 경증으로 판단돼 객실에 격리됐지만, 이날 오후 1명이 호흡곤란을 호소해 긴급이송되는 등 상황이 언제든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해당 선박은 지난 1월 23일 나가사키항에 들어온 뒤 선박 보수를 위해 중국으로 출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 20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미쓰비시중공업 공장에서 보수를 받고 시운전 등을 마쳤으며 현재는 승객 없이 승무원 623명만 탑승해 있다. 일본인 통역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외국 국적으로 한국인 1명도 포함돼 있다. 이에 주일 한국대사관과 후쿠오카총영사관은 일본 정부와 선박회사를 통해 한국인 승무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당초 이들 승무원들은 나가사키현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13일 이후 하선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미쓰비시중공업 관계자는 이날 “지난달 14일 이후 나가사키 시내 병원에 다녀오는 등 하선한 사람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정부의 협력 요청을 받았으며 후생성 직원과 클러스터 대책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면서 “나가사키현 등과 연계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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