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국립미술관이 국내서 구매… 문화재청, 회화 병풍 이어 영구 반출 허가
조선 ‘백자 달항아리’ 한 점이 호주로 간다. 우리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서다.
문화재청은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이 자국 내 상설 전시 목적으로 한국에서 구매한 조선 백자 달항아리 한 점의 영구 반출을 허가했다고 22일 밝혔다.
달항아리는 하얗고 둥그런 형태가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백자다. 이번에 반출되는 달항아리는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34㎝, 폭 35㎝로 동종의 국가지정문화재나 시도지정문화재와 비교하면 작은 편이다.
정부가 문화재 영구 반출을 허가한 건 두 번째다. 제작 시기가 20세기 초 무렵으로 추정되는 회화 병풍 ‘책가도’(冊架圖)와 ‘연화도’(蓮花圖)가 지난해 6월 한국을 떠났을 때가 처음인데, 그때도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이 구입해 자국으로 가져간 거였다. 1861년 설립돼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데다 규모까지 큰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이 한국실을 확대하기 위해 우리 문화재를 적극 수집하고 있다는 게 문화재청 설명이다.
백자 달항아리는 꽤 많아서 하나쯤 외국에 나가도 나쁘지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달항아리는 18세기에 많이 만들어졌고, 지금 국내에 존재하는 것도 상당수”라며 “국외에서 전시를 통해 한국 전통 문화를 알리면 그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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