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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빗장 푼 중국… 반도체 기술진 200여명 특별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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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빗장 푼 중국… 반도체 기술진 200여명 특별입국

입력
2020.04.22 18:00
수정
2020.04.22 20: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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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전세기로 출국… 시안 2공장 가동ㆍ생산 확대 속도

중국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중국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인력 200여명을 실은 전세기가 22일 오후 1시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삼성전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있는 중국 산시성(陕西省) 시안(西安)으로 향했다. 중국 하늘 길이 열린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이유로 지난달 말 공무 이외 입국을 사실상 전면 금지한 이후, 한달 만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 소식통은 22일 “삼성 시안 공장에 파견할 300명에 가까운 기술진이 이날 중국국제항공편으로 입국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해외 유입 감염을 우려해 빗장을 걸었던 중국의 첫 대규모 입국 허가 사례다. 중국 외교부와 이민관리국은 지난달 26일 밤 기습적으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통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별 입국’ 형태로 중국에 도착한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인력은 14일간의 격리기간을 거쳐 현지 공장내 증설 작업에 투입된다. 시안에 자리한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는 2014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1공장과 2018년 착공 후 올해 초 가동을 시작한 2공장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2공장은 착공부터 초기 생산에 들어가는 ‘1단계 공사’는 마쳤고,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2단계 공사’ 돌입과 생산량 확대 작업을 준비 중이었다.

삼성전자에선 이번 인력 투입으로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이자, 핵심 거점의 가동 일정도 서두를 수 있게 됐다. 시안 1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20%를 책임지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꾸준히 상승세인데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원격접속 수요 등으로 재고를 확보하려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2공장의 조기 가동 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평택 공장도 증설하고는 있지만 수요에 빨리 대응하려면 국내 공장보다는 중국 공장을 빨리 돌리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입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 증설은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시안 2공장에 이미 70억달러를 투자했고 지난해 말 80억달러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약 18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1·2공장을 동시 가동하면 이곳에서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1공장(월 12만장)의 2배가 넘는 월 25만장에 달할 전망이다. 주변 물류에서부터 고용과 전·후방산업 효과까지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국내 경기 용인시에서 추진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135만평)의 고용효과는 1만7,000여명, 10년간 경제적 부가가치는 188조원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직접 방문했을 정도로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외국기업에 대한 메시지나 첨단산업에 대한 의지 등이 상징적으로 묻어 나오는 곳”이라며 “중국은 산업 가동률을 빨리 올려야 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중국 내 공장을 가동 중인 다른 기업들의 기술진 파견에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 양국 정부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기업인들이 상대국에 입국할 경우 격리를 면제하는 ‘패스트트랙(신속 통로)’ 제도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하성 주중 대사는 지난 20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양국이 그린 레인이라고 불리는 패스트트랙 조치를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어서 곧 성과가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양국 기업의 입국 패스트트랙 제도에 대해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우호적인 두 이웃 국가가 글로벌 전염병 유행 속에서 역내 회복을 촉진하고 둔화한 세계 경제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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