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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쳐ZOOM] ‘산림 수호신’ 산불진화헬기, 그 속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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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쳐ZOOM] ‘산림 수호신’ 산불진화헬기, 그 속이 궁금해

입력
2020.04.25 09: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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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조심기간’ 4월에만 산불 140여건 발생 

 조종사ㆍ정비사ㆍ공중진화대원 7~8명 탑승 

 100여가지 구조ㆍ진화장비 싣고 “출동 준비 끝”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산림청 산불진화헬기에서 꺼낸 인명구조 및 진화장비와 정비공구, 유조차, 이동식 발전기 등 100여종의 장비를 펼쳐 놓고 조종사, 공중진화대원, 정비사 등 7명이 포즈를 취했다. 원주=홍인기 기자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산림청 산불진화헬기에서 꺼낸 인명구조 및 진화장비와 정비공구, 유조차, 이동식 발전기 등 100여종의 장비를 펼쳐 놓고 조종사, 공중진화대원, 정비사 등 7명이 포즈를 취했다. 원주=홍인기 기자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산림청 산불진화헬기에서 꺼낸 인명구조 및 진화장비와 정비공구, 이동식 발전기 등 100여종의 장비를 펼쳐 놓고 조종사, 공중진화대원, 정비사 등 7명이 포즈를 취했다. 원주=홍인기 기자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산림청 산불진화헬기에서 꺼낸 인명구조 및 진화장비와 정비공구, 이동식 발전기 등 100여종의 장비를 펼쳐 놓고 조종사, 공중진화대원, 정비사 등 7명이 포즈를 취했다. 원주=홍인기 기자
20일 오후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정비직원이 헬기를 격납고로 옮기고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20일 오후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정비직원이 헬기를 격납고로 옮기고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산불 출동! 산불 출동!”

출동 명령과 동시에 산불진화헬기에 시동이 걸린다. 헬기엔 어느새 헬멧과 배낭, 살수총 등으로 무장한 대원들이 탑승해 대기 중이다. 전국 어디서 발생하든 가장 먼저 산불 보고가 날아드는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의 일상이다. 출동 명령 후 5분도 채 안 돼 헬기는 산불 발생 지점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4월 들어서만 벌써 140여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야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산림청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해 산불 피해가 가장 잦은 2월 1일부터 5월 15일을 ‘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해 집중 대응하고 있다. 

모든 화재가 그렇지만 산불은 특히 초기 ‘주불’ 진압이 중요하다. 실패할 경우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험준한 산악에서 맹렬한 기세로 퍼지는 주불을 신속하게 진압하는 것이 바로 산불진화헬기의 역할이다. 자욱한 연기를 헤치고 날아와 엄청난 양의 물을 쏟아 붓는 산불진화헬기, 그 속이 궁금했다.

. 항공구조 장비일체. 왼쪽부터 응급처치세트, 항공구조용 들것, 분리형 들것, 부목세트, 해상구조용 호이스칼라, 공기호흡기, 구조로프.
. 항공구조 장비일체. 왼쪽부터 응급처치세트, 항공구조용 들것, 분리형 들것, 부목세트, 해상구조용 호이스칼라, 공기호흡기, 구조로프.

산불조심기간 이전인 1월 9일 산림청 산하 산림항공본부를 찾았다. 격납고에 있던 3,000ℓ급 러시아제 ‘카모프’ 헬기가 견인차에 이끌려 모습을 드러냈다. 헬기의 주 목적은 산불 진화지만 들것과 응급처치세트, 구조용 로프와 구명조끼, 산소호흡기 등 인명구조장비가 필수로 탑재된다. 기체에 장착된 거대한 저수조 외에 호스와 살수총, 손도끼, 간이저수조, 불갈퀴 등 수십 종류의 진화장비도 산불진화헬기에 실린다. 산불현장에 도착하자 마자 로프를 타고 지상으로 투입되는 공중진화대원들이 진화작업에 활용할 장비들이다. 대원들은 헬멧과 휴대용무전기, 진화용 배낭, 조끼 등 개인 진화장비도 휴대한다.

총 100여가지가 넘는 진화 및 구조장비 외에도 정비용 공구와 견인차, 비상 시동용 이동식 발전기가 산불진화헬기 운용에 필수다. 헬기에 탑승하는 기장, 부기장과 정비사, 공중진화대원 등 7명이 이날 한국일보의 사진 취재에 응했다.

그림 5산불진화 장비일체. 왼쪽부터 호스, 송풍시 살수총, 동력펌프, 손낫, 손도끼, 진화용 배낭, 불갈퀴, 간이저수조, 드론 등.
그림 5산불진화 장비일체. 왼쪽부터 호스, 송풍시 살수총, 동력펌프, 손낫, 손도끼, 진화용 배낭, 불갈퀴, 간이저수조, 드론 등.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산불진화헬기 관련 장비를 펼쳐 놓고 조종사, 공중진화대원, 정비사 9명이 파이팅을 외치며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산불진화헬기 관련 장비를 펼쳐 놓고 조종사, 공중진화대원, 정비사 9명이 파이팅을 외치며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1971년 소형 헬기 3대로 산림항공본부가 창설될 당시 주 임무는 병충해 방제였다. 본격적인 산불 진화 역량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93년 카모프 헬기를 도입하면서부터다. 현재 산림항공본부가 운용 중인 헬기는 총 48대로 군을 제외한 국가기관 중 최다 보유 대수다. 담수 용량에 따라 미국에서 도입한 8,000ℓ급 초대형 S-64 헬기가 6대, 3,000ℓ급 카모프 헬기 29대, 2,000ℓ이하급으로는 국산 수리온 헬기 포함 13대를 보유하고 있다. 현장 투입되는 헬기의 기종은 산불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 헬기에 비해 몸집이 크고 재난 지역에서 운용되는 만큼 조종사와 정비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군 헬기 조종사 출신의 베테랑 이경수 기장은 “현장에 도착해 자욱한 연기 속으로 날아 갈 때마다 공중 충돌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고 전했다. 이 기장은 또, “대형 산불의 경우 시야 확보가 어려운 현장에서 10대 이상의 헬기가 비행을 하는 상황이라 머리카락이 쭈뼛해지는 경험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월 강원도 대형 산불 당시 화마와 사투를 벌인 끝에 태백산의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을 무사히 지킨 것을 큰 보람으로 여겼다.

조종사들은 DMZ 부근에서 발생한 산불을 가장 어려운 현장으로 꼽는다. 바람 방향에 따라 불길이 휴전선 남북을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니 완전 진압에 일주일을 넘기기 일쑤다. 그 사이 조종사들의 가슴은 타 들어간다.

8일 오전 경북 청송군 파천면 옹점리 국유림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출동한 산림청 산불진화헬기가 물 폭탄을 뿌리고 있다. 청송군 제공
8일 오전 경북 청송군 파천면 옹점리 국유림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출동한 산림청 산불진화헬기가 물 폭탄을 뿌리고 있다. 청송군 제공
20일 오후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 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전국의 산불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20일 오후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 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전국의 산불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진선필 산림항공본부장은 “기후변화 등으로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지는 데다 30년 이상 된 노후 헬기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산림 화재 방재 체계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면서 “우선 올해 초대형 헬기 2대를 도입하고 내년 1대를 추가해 산불진화 작업에 투입할 예정”이라 말했다.

산림항공본부는 산불 진화 외에도 방역, 방제 등 산림 보호와 등산 중 부상자 구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현재 원주 본부를 비롯해 총 11개 산림항공관리소가 서울에서 제주까지 배치돼 30분 내 전 국토 출동 가능 체계를 갖추고 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정준희 인턴기자

20일 오후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지상 헬기 엔진 시동을 점검하고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20일 오후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지상 헬기 엔진 시동을 점검하고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20일 오후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정비직원들이 초대형 헬기의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20일 오후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정비직원들이 초대형 헬기의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산림청 산불진화헬기 9일 오후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산불진화헬기 관련 장비를 펼쳐 놓고 조종사, 구급 및 진화대원, 정비원 등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산림청 산불진화헬기 9일 오후 강원 원주시 산림항공본부에서 산불진화헬기 관련 장비를 펼쳐 놓고 조종사, 구급 및 진화대원, 정비원 등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원주=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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