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올해부터 국내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매년 평가해 순위를 공개할 방침이다. 로스쿨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들이고, 평가를 통해 바로잡겠다는 취지이지만 학교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변협은 22일 “로스쿨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올해부터 로스쿨평가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로스쿨 평가를 추진한다”며 “연내에 첫 번째 순위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에는 로스쿨 재학생을 비롯해 변호사 등 각계 각층의 인사가 참여할 전망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을 배출하고자 도입된 로스쿨 제도가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로스쿨 입학에서부터 교육, 변호사시험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다각도로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실제 한국법제연구원의 ‘국민법의식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로스쿨 제도 개선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중은 59.5%(매우 필요하다 16.8%ㆍ필요한 편이다 42.7%)에 달한다.
변협은 그간 관련법에 근거해 로스쿨 평가위원회를 운영해왔지만, 위원회 인적 구성이 부실하고, 5년에 한 번 적합 또는 부적합에 대한 평가결과만을 공시할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에는 부적합 로스쿨을 꾸준히 퇴출시키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평가 결과를 제도 개혁 방안에 강도 높게 반영할 예정이다. 일본의 로스쿨 수는 2011년 74개에서 2017년 기준 39개로 줄었다. 20개교는 인가 정지됐고, 15개교는 폐교됐다. 변협 관계자는 “로스쿨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10여년 간 드러난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로스쿨 제도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번에는 확실하게 문제점들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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