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에서 초등학교 개학이 줄을 잇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한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하는 봉쇄 완화 조치의 일환이다. 통계상 초등학생들의 경우 감염 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본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네덜란드가 내달 11일부터, 프랑스가 내달 12일부터 각각 초등학생의 등교를 허용한다.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스페인은 오는 27일부터 12세 이하 어린이들의 외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앞서 덴마크는 지난 15일 11세 이하를 대상으로 어린이집ㆍ유치원ㆍ초등학교의 문을 열었다. 노르웨이도 지난 20일부터 유아원을 개방한 상태다. 스웨덴은 발병 이후 아예 학교 문을 닫지 않고 있다.
이번 조처는 개학에 따른 감염 위험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 하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이 입수한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통계에 따르면 20세 미만 연령은 전체 인구의 22%에 달하지만, 이들의 감염률은 1%에 불과하다. 해당 통계 보고서는 어린이집ㆍ초등학교ㆍ특수교육 운영을 재개할 경우 의료수요나 입원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
물론 이른 개학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학부모의 24%는 자녀를 학교에 다시 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13%는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각국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를 대비해 소규모ㆍ순차 등교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장미셸 블랑케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이날 “초등학생의 등교를 가장 먼저 허용하고 이후 중ㆍ고등학교 일부 학년을 순차적으로 등교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을 10명 미만의 소규모로 운영할 것”이라고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도 “중학교는 초등학교와 한 달 차이를 두고 개학할 예정”이라며 “학급의 절반이 하루 등교하면 나머지 절반은 다음날 등교하는 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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