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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할 땐 회당 12만원, 환불할 땐 50만원? 헬스장 PT 비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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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할 땐 회당 12만원, 환불할 땐 50만원? 헬스장 PT 비용 논란

입력
2020.04.22 14:53
수정
2020.04.22 14:54
0 0

 논란의 트레이너 “수업 단가 50만원 맞아… 계약서에도 써 있다” 

 소비자원 “계약 내용 동의했더라도 약관에 따라 구제 가능” 

유명 헬스트레이너에게 PT 수업을 받다가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을 환불받은 한 회원의 사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명 헬스트레이너에게 PT 수업을 받다가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을 환불받은 한 회원의 사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명 헬스트레이너에게 퍼스널 트레이닝(PT) 수업을 받은 회원이 환불을 요구했다가 돌려받게 된 금액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초 지불 금액과 환불 금액에 차이가 커 불만을 품은 회원이 다른 트레이너 유튜버에게 제보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사연을 이랬다. A씨는 유명 트레이너 B씨에게 수업료로 40회에 500만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손목을 다치게 되면서 3회만 진행하고 환불을 요구했다. 환불 금액은 얼마 였을까. B씨로부터 들은 환불 금액은 300만원이었다.

A씨가 지불한 500만원을 40회로 나누면 1회당 수업료는 12만5,000원. 그러나 환불할 때는 1회당 50만원으로 책정돼 이미 진행한 3회의 수업료로 150만원이 차감됐다. 1회당 정상가가 50만원인데다 위약금 10%까지 차감돼 300만원만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게 B씨의 설명이었다. 이 사연이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50만원이라는 비용을 두고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한국일보 취재 결과 A씨와 B씨가 작성한 계약서에도 해당 내용이 명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서에는 원래 1회 단가가 50만원이지만, 프로모션으로 할인이 적용된 만큼 환불할 경우에는 위약금 10%를 차감하고, 1회당 수업료도 50만원씩 차감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있다고 한다.

다만 트레이너 B씨는 50만원이라는 비용이 비싸다는 점은 인정했다. B씨는 22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50만원이 굉장히 비싼 비용은 맞지만, 헬스장을 운영하느라 PT 수업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일 PT 비용을 50만원으로 높게 책정했다”며 “길게 수업을 받으려는 회원들을 위해 10회, 20회 등을 단위로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1회 PT를 받을 경우 5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B씨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그 동안 회원들에게 환불을 해준 적은 있지만 환불 비용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며 “비싸다고 느낄지언정 서로 동의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이고, 어떤 헬스장이든 계약서는 이런 식으로 작성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일일 PT를 없애고 정상가를 낮추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실제로 많은 헬스장에서 PT 수업을 계약할 때 단가와 환불 시 단가를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가령, 계약 당시엔 1회당 6만원으로 계산해 10회에 60만원이더라도, 환불할 때는 1회당 수업료를 10만원으로 계산해 차감하는 방식이다. 6만원은 할인 금액이고, 정상가가 10만원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럴 경우 위약금을 빼도 수업을 6회 가량 들었다면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없다.

관련 업계에서는 A씨의 환불 금액이나 이러한 환불 방식이 비정상적이진 않다는 입장이다. 한 현직 트레이너는 “계약할 때 회원에게 고지했다면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며 “횟수에 따라 회당 단가에 할인을 적용하는 건데, 그걸 무시하고 환불해줄 순 없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보디빌딩) 선수의 수업은 단가가 높은 편이지만 50만원은 도의적으로 비판 받을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러한 환불 방식을 두고 갈등이 종종 빚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할인된 금액으로 계약했다가, 환불할 때는 정상가로 차감해 환불해주는 사례가 접수되기도 한다”며 “소비자가 계약서에 동의하고 계약을 맺었더라도 약관 내용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할 경우 구제받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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